[사회] “내 영혼 바람되어”…송하예 추모곡에 무안공항 눈물바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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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아침 깨나면 새가 되어 날아올라. 밤이 되면 저 하늘 별빛 되어 빛난다오…”
18일 낮 12시40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국제선 대합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합동추모식에서 가수 송하예의 추모곡이 울려 퍼지자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송하예는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부르는 내내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목이 멘 채 부르는 추모곡을 들으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참사 20일 만에 합동추모제 엄수
제주항공 참사 20일 만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합동추모식이 엄수됐다.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국토교통부, 전남도 등은 18일 오전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추모식을 열었다. 유가족들은 이날 공항 청사에서 추모식을 마친 후 사고 현장을 방문해 가족들과 작별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가 함께 기억할게요’라는 주제로 열린 추모식에는 유가족 800여명을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등 정부와 여야 수뇌부, 지자체장들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외로움 값” 유족들 편지에 눈물
추모식은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진도 씻김굿 공연을 시작으로 묵념, 헌화·분향을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헌화식에서는 희생자 179명의 이름과 공항 1∼2층 계단에 남겨진 추모 메시지를 LED로 송출하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추모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들도 현장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추모식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황망한 사고로 떠나보낸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추모식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또 희생자들에 대한 편지 낭독 때는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아빠 딸로 태어나 정말정말 행복했다”
이날 희생자인 아빠에게 편지를 쓴 딸은 “늘 우리 가족을 든든히 지켜주던 아빠를 하루아침에 보지 못할 줄 알았다면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고 말할 걸 후회된다”며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정말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또 아내와 딸을 잃은 남편은 “딸이 참사에 휘말리기 전 꿈에 나와 송금을 했다. 딸에게 물어보니 ‘외로움 값’이라고 하더라”라며 “이제 외로움 값이 뭔지 알게 됐다. 어떠한 글이나 말도 위로가 될 수 없지만, 아내와 딸을 남겨주신 분들과 함께 봉사하며 갚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족들 “참사 원인 투명하게 밝혀달라”
유족들은 정부를 향해 참사 원인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유가족들의 시간은 사고가 나기 전에 멈춰있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한을 풀고 싶다. 하나의 숨김도 거짓도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참사 원인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는 추모식을 통해 참사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유가족 여러분과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이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 나가겠다”며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모든 조사 진행 상황을 유가족 여러분에게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항공기가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부딪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6명을 비롯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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