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랜드도 편의점시장 본격 진출…포화인데도 눈독들이는 이유있네
-
2회 연결
본문
골목마다 자리잡은 편의점 시장의 덩치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4년 새 7000곳이 넘는 점포가 늘어난 데다 다음 달 이랜드 킴스클럽(이하 이랜드)이 가맹점 시범 운영에 나선다.
17일 이랜드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부터 직영점 체제로 운영하는 서울 5개 점포 중 1곳을 다음 달 가맹점으로 전환한다. 점주는 이랜드 재직 당시 유통 업무를 맡았던 퇴직자 중 한명이 될 예정이다. 1년 6개월간 직영점 운영 결과 편의점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신선제품 비중을 20~30%로 높였는데 아직 슈퍼나 편의점이 없는 빌라촌 등이 적지 않아 가능성을 봤다”며 “단숨에 대규모로 확장하지는 않겠지만, 우선 가맹점 체제로 시범 운영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은 국민 920명당 1개꼴로, 포화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은 지난해 말 기준 5만5194곳이다. 4년 새 7152곳이 늘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지만, 편의점은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에 밀린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3년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체 매출은 3.7% 오르는 데 그쳤지만, 편의점은 8.1%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5.2% 성장세를 기록했다.
편의점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수요다.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2000년 24.6%에서 2020년 59.5% 늘면서 집 바로 근처에서 식료품을 소량 구매할 수 있는 편의점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편하게 슬리퍼를 신고 물건을 살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이 부각된 것도 긍정적 효과"라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이커머스를 견제하며 온라인 쇼핑에 집중하는 사이 편의점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온갖 서비스를 선보인 영향도 크다. 편의점은 이전까지 대형마트가 문을 닫은 시간에 급하게 필요한 제품이 있거나 음료수나 간단한 간식 등을 살 때만 찾는 ‘미니 마트’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편의점은 택배 대행, 세탁물 수거, 은행 업무, 간단한 의약품까지 ‘못하는 게 없는’ 만물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컨대 이전까지 ATM기에서 입출금 정도 했다면 현재는 종합금융기기인 STM을 설치한 점포가 늘면서 계좌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은행원 상담까지 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특화 상품 전략도 먹혔다. 인기 캐릭터나 업체와 콜라보 상품, 자체상품(PB) 비중을 늘리면서 희소성을 부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한국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이 필수 쇼핑 리스트로 꼽힌다. 예컨대 지난해는 '두바이 초콜릿' '이웃집 황치즈 크룽지' '밤 티라미수 컵' 등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치솟는 물가에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 부담없는 먹거리도 편의점 수요를 늘린 효자다. 외식물가의 꾸준한 상승으로 1만원으로는 한 끼 식사를 하기 어려운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지속한 영향이다. 직장인이나 학생들 사이에서 '가성비 점심'으로 편의점 도시락 등 먹거리가 인기를 끌면서 실적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24% 늘었다.
하지만 시장 포화, 내수 침체로 인한 한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20년 이후 매년 2000~3000곳씩 늘었던 편의점 수는 지난해는 주춤했다. 2023년 대비 8곳 줄었다. 오경석 한국편의점협회 팀장은 "그간 비교적 창업이 수월하다는 인식에 편의점을 차리는 점주가 늘면서 점포 수도 크게 늘었다"며 "입지나 히트 상품 등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차별화 요소가 없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