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기자의 V토크] 12번째 우승 메달 꿈꾸는 대한항공 유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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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세터 유광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V12.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우승횟수가 아니다. 프로배구 최다 우승(11회)에 빛나는 대한항공 세터 유광우(40)의 올 시즌 목표다.

"역시 유광우다."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남자부 4라운드 경기를 지켜본 최태웅 해설위원은 미소를 지었다. 한솥밥을 먹으며 지켜본 후배 유광우가 불혹이 되어서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는 걸 보고 진심으로 감탄해서였다. 유광우는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감사하다"고 웃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한국전력에 1세트를 15-25로 내줬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하지만 2세트 중반부터 투입된 유광우가 분위기를 바꿨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를 비롯한 공격수들의 입맛에 맞는 패스를 해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힘있고 빠르진 않아도 공격수가 때리기 좋은 토스를 올리는 유광우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하나씩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걸 차분하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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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세터 유광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인하대 재학 시절 최고의 세터였던 유광우는 2006년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그러나 발목 수술을 받았으나 의료 사고가 발생했고, 재수술을 받았다. 2년을 허송세월했고, 이후에도 발목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신경 주사를 받거나 발목 통증 완화를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유광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을 딛고 코트로 돌아와 삼성화재 왕조가 V리그 7연패(2007~13년)를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후 우리카드를 거쳐 2019년부터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예전처럼 주전은 아니지만, 든든한 백업 역할을 해내며 통합 4연패에 힘을 보탰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두 명의 다른 스타일을 가진 세터가 있다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올 시즌도 유광우는 여전하다. 팀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선발로도 5경기에 나섰다. 세트 순위는 8위(세트당 7.873개). 7개 구단 주전 세터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공격수에게 공을 올려준 '주연급 조연'이다. 역시 마흔이 된 한선수가 흔들려도 유광우가 있기에 대한항공은 똑바로 나아갈 수 있다.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 건 사실이다. 유광우는 "경기 중엔 힘든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회복 속도는 다르다. 그거 말고는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운동 선수들은 다 그런 거 같다. 힘들어서 골골대지만, 코트에 들어가면 움직이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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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시절 유광우의 모습. 사진 한국배구연맹

유광우는 남녀부를 통틀어 가장 많은 11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소중한 추억들도 잘 간직하고 있다. 그는 "집에 트로피나 메달, 우승반지를 모아놓았다. (많이 모아야)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했다. 프로배구 초기엔 우승 반지를 제작하지 않았다. 그래서 유광우가 갖고 있는 우승 반지는 6개. 그러나 우승 메달은 11개 모두 갖고 있다. 유광우는 "해볼 수 있을 때까지 기록을 남기고 싶다. 못 깨는 기록을 만들어놓고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 도전은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선두 현대캐피탈(19승 2패·승점 55)에게 꽤 큰 격차를 두고 뒤진 2위(13승 8패·승점 43)에 머물러 있다. 특히 맞대결에선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래도 요스바니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아시아 쿼터 리베로 이가 료헤이(일본)가 합류해 반전의 발판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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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세터 유광우. 사진 한국배구연맹

유광우는 "(현대캐피탈을 이길 방법은)있다. 어떻게 공략하느냐는 알고 있다. 문제는 그걸 100% 실행할 수 있느냐다. 전술과 전략을 아무리 잘 짜도 선수들이 시행하지 못하면 안 된다. 경기에서 우리가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면 당연히 우리가 생각한 대로 될 것"이라며 4라운드 대결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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