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0년만의 실내 취임식…입장권 25만장 뿌렸는데 결국 600명뿐 [트럼프 취임식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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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는 48㎞에 달하는 역대 최장 철제 펜스가 세워진 채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트럼프의 지지자들로 북적였다.
4년전 대선에 불복하며 백악관을 떠났던 트럼프의 복귀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시내 호텔은 100% 가까이 예약됐다. 그러나 취임식 당일 예고된 강추위로 장소가 협소한 실내로 변경되면서 곳곳에서 실망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관람석 철거…주변엔 ‘저격’ 취약한 건물
트럼프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취임식 장소를 의회 야외무대가 아닌 의사당 중앙홀 로툰다로 변경했다고 통보했다. 영하 6.1도로 예상되는 날씨를 이유로 들었다. 실내 취임식은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이후 40년만이다. 당시 날씨는 영하 13.8도였다.
트럼프는 이날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야외 취임식은 날씨가 춥고 많은 사람들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장소를 실내로 변경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취임식의 전통인 퍼레이드에 대해서도 “실내 퍼레이드가 될 것이고,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돌발적 결정에 트럼프의 퍼레이드 동선에 설치됐던 임시 관람 좌석도 이날 긴급히 철거됐다. 트럼프는 8년 전인 2017년 취임식 때는 내셔널몰 인근에 차량을 세워 멜라니아 여사, 막내 아들 배런과 100m 가량 걸어가며 지지자의 환호에 직접 호응했다. 내셔널몰에서 만난 제임스 노먼은 “장소 변경은 날씨보다는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도 두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을 정도로 위험해진 보안 상황 때문인 것 같다”며 “인근에 고층 건물이 많아서 저격 등에 취약하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내셔널몰 주변엔 호텔 건물이 밀집해 있다. 건물 외벽에 트럼프의 복귀를 환영하는 문구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별세를 추모하는 조기가 함께 내걸린 장면도 눈에 띄었다.
경기장서 ‘중계 취임식’…反트럼프 집회도 진행
야외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취임식 입장권은 약 25만장이 배포됐다. 그러나 변경된 장소인 로툰다는 지름 29.2m, 높이 54.8m로 수용인원은 600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입장권은 대부분 무용지물이 됐고, 대다수는 인근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중계 화면으로 취임식을 보게 됐다.
다만 체육관의 수용 인원도 2만명에 불과하다. 트럼프는 또 “취임식이 끝난 뒤 이곳(체육관)에서 군중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까지 체육관 주변엔 보안과 관련한 대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타라 제너는 “취임식을 직접 보지 못해 아쉽지만,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공평하게 TV로 트럼프의 취임을 지켜볼 수 있으니 좋은 일일 수도 있다”며 트럼프 취임과 겹친 한국의 탄핵 상황 등에 대해 되묻기도 했다. 플로리다에서 취임식을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다는 존·캐시 메오 부부는 “플로리다엔 트럼프와 함께 워싱턴에서 일하게 된 많은 공직자들이 있다”며 “향후 4년간 미국과 세계를 위한 굉장한 일이 시작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5000여명은 이날 인근 링컨 기념관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다만 당초 5만여명이 군집할 거란 예상과는 달리 참여 인원은 대폭 줄어들었다.
골프장 ‘불꽃놀이’로 시작된 취임식
트럼프는 이날 오후 가족들과 함께 공군기 편으로 자택인 플로리다를 떠나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덜레스 공항에 도착했다. 2021년 1월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이콧 하며 백악관을 떠난지 4년만이다.
트럼프는 멜라니아 여사와 나란히 비행기에서 내려 워싱턴 땅을 밝았고, 그들의 뒤를 막내 아들 배런이 따랐다. 트럼프는 복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두차례 주먹을 쥐어 보였다. 그런 뒤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진행한 리셉션 행사장으로 직행했다. 비공개 리셉션엔 500여명의 후원자와 핵심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창가수인 레오 데이즈가 당선인 부부를 위한 세레나데를 불렀고, 취임식에서 국가를 부를 예정인 오페라 가수 크리스토퍼 마치오도 공연했다.
트럼프는 불꽃놀이로 자신의 백악관 귀환을 자축한 뒤 관례에 따라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을 했다. 취임식 전날인 19일엔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에 이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마가(MAGA) 승리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20일엔 백악관을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송한 뒤 정오 무렵 대통령 취임 선서를 통해 45대에 이어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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