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륜 및 마이크로 4륜 EV 콘셉트 이미지.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인도 맞춤 ‘마이크로 모빌리티 콘셉트’를 공개했다. 전기로 달리는 초소형 3륜·4륜차다. 툭툭이나 릭샤 등 3륜차가 대중적인 인도에서 급성장 중인 초소형 전동화 모빌리티 시장을 노리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델리의 바랏 만다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에서 인도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고 3륜·4륜 마이크로 EV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마이크로모빌리티는 전기 오토바이, 초소형 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을 활용한 소형 이동수단으로 인도에선 대중교통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률이 높은 인도 특성에 맞게 향후 3륜·4륜 마이크로 EV 양산을 검토한다. 이날 공개한 3륜 및 4륜 콘셉트는 콤팩트한 사이즈지만 기존 차량 대비 주행감과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각진 앞 유리로 전면이 잘 보이게 하고, 충돌 시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 행사에 전시된 3륜 EV 콘셉트 모습. 사진 현대차

특히 3륜 차량을 자주 타는 인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3륜 EV콘셉트는 이동·물류·응급구조 등 다양한 목적에 쓰일 수 있게 견인 고리나 접이식 좌석을 더했다. 기후도 반영한다. 차체 높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폭우에 대비했다. 열전도율 감소용 페인트나 방수 소재 사용을 검토하고 현지 업체 TVS모터와 협력해 현지 생산 및 판매도 협력하기로 했다.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 행사에서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권역 최고운영책임자(왼쪽부터),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 부사장, 이상엽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 TVS모터 케이엔 라다크리슈난 디렉터&CEO, 샤라드 미슈라 Strategy 그룹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가 일반 승용차를 넘어 3륜·4륜 EV 콘셉트카를 선보인 건 인도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의 전동화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발간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제조기업협회(SMEV)는 인도 전기차 시장 내에서 소형 e-모빌리티(전기 이륜·삼륜차)가 약 95.8%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2023 회계연도 기준)했다. 인도 시내 이륜차·삼륜차 주행 중 45%는 5㎞ 미만 거리 주행으로, 마이크로모빌리티가 전기차로 전환해도 소비자 체감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도 뉴델리에서 바랏 모빌리티 엑스포 2025가 개막했다.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9일 한국무역협회 뉴델리지부에 따르면 인도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150만대에서 2024년 194만대로 26.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시장 침투율은 6.39%에서 7.46%로 늘었다. 아직 규모가 작지만 그만큼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란 의미도 된다. 무협 뉴델리지부는 인도 내 전기차 인기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및 도로세 면제 등 여러 주(州) 차원의 인센티브 영향으로 분석하며, 올해 인도에 18개의 신규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각축장이 되고 있단 의미다.

로이터는 지난해 인도 투자 계획을 보류한 테슬라가 인도 뉴델리에서 쇼룸(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바랏 모빌리티 엑스포 2025에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7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현지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현대차 인도법인은 전기 SUV 크레타EV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5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