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오타니 이어 사사키도 낚아챘다…‘악의 제국’ 된 다저스

본문

17373000989926.jpg

MLB 포토카드 제작 업체 TOPPS는 사사키의 투구 장면에 다저스 유니폼을 합성한 첫 포토카드를 발 빠르게 공개했다. [사진 TOPPS 엑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새로운 ‘악의 제국(evil empire)’인가.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한 다저스가 이번에는 또 다른 일본인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24)마저 낚아챘다. 사사키는 이번 MLB 스토브리그의 ‘크라운 주얼(crown jewel·가장 매력적인 자산)’로 꼽혔다.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사사키처럼 25세 이하인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한다. 구단별 국제 영입 선수 한도액(515만~756만 달러) 안에서 마이너리그 계약만 할 수 있다. 연봉도 최대 76만 달러(약 12억원)로 제한한다. 10년 7억 달러의 오타니나 9년 3억2500만 달러의 야마모토보다 더 탐나는 대상이다. 영입전도 그만큼 치열했는데, 결국 다저스가 이겼다.

사사키는 지난 18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저스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ESPN이 전한 사사키의 계약금은 650만 달러(약 95억원). MLB 사무국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투수가 잔뜩 쌓였다”고 표현했다. 다저스 전문 다저네이션은 “리그 최강 선발진이 완성됐다. 어쩌면 MLB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발 로테이션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썼다.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도 ‘선수 수집’을 멈추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자금력과 인기를 앞세워 ‘악의 제국’으로 군림한 뉴욕 양키스 행보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왼손 에이스 블레이크 스넬에게 5년 1억8200만 달러(약 2542억원)를 투자했다. 스넬은 2023년 말 FA시장에 나왔다가 오타니·야마모토에 밀려 ‘재수’했는데, 다저스가 기다렸다는 듯 품에 안았다. 역시 당장의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스타플레이어를 끌어모으는 지급 유예(디퍼) 전략을 활용했다. 오타니(98% 디퍼), 무키 베츠(31% 디퍼), 프레디 프리먼(35% 디퍼)처럼 스넬도 36%를 계약 기간 이후에 받는다.

17373000991662.jpg

스넬과 사사키까지 합류한 다저스 선발진은 양적·질적으로 적수가 없어 보인다. 사사키는 지난해 시속 165㎞의 광속구를 던져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을 기록했다. 2022년 4월엔 역대 최연소(20세 5개월) 퍼펙트게임을 달성했고, 한 경기 19탈삼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도 남겼다. 규정상 마이너리그로 계약했지만, 당장에라도 빅리그 선발진으로 손색없다. 실제로 MLB 네트워크는 올 시즌 다저스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스넬-오타니-야마모토-타일러 글래스노우-사사키 순으로 예상했다. 그 뒤에 클레이튼 커쇼·토니 곤솔린·보비 밀러·더스틴 메이도 있다. “다음 시즌 다저스는 최소 6선발 체제로 한 시즌을 치를 것”(ESPN)이라고 전망할 만하다.

야수진도 탄탄하다. 지난해 우승 멤버에 수비 잘하는 새 얼굴까지 가세했다. 최근 다저스에 입단한 2루수 김혜성은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유격수 베츠, 3루수 맥스 먼시와 함께 내야 주전 예상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포수 윌 스미스, 좌익수 마이클 콘포르토, 중견수 토미 현수 에드먼,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까지 예상 라인업이다. 지명타자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오타니다.

끝이 아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일본 프로야구 현역 최고 홈런 타자인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가 MLB에 진출할 전망이다. 미국 언론은 “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를 모두 다저스에 빼앗긴 양키스가 무라카미 영입에 올인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제 일본 선수들에게는 ‘꿈의 구단’이다. 우상 오타니가 뛰고, 일본 최고 선수들이 차례로 둥지를 틀었다. 무라카미는 최근 SNS에 다저스 모자를 쓰고 식사하는 영상을 올렸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78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