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월에만 40% 뛰었다…글로벌 큰손이 픽한 '로봇 대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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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로봇시대’…증시서도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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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연초 한국 증시의 깜짝 주인공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새해 직전, 삼성전자가 국내 중소 로봇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거래일 개장과 함께 로봇주는 동반 상승했다. 해외에서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로봇공학의 ‘챗GPT 순간’이 오고 있다”며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로봇 기업은 아직까지 이익을 못 내는 곳이 많지만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주가도 오르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조금이라도 먼저 동참하고 싶은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머니랩이 국내외 핵심 로봇주를 정리했다.

‘운동, 조작, 위치 지정을 수행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갖추도록 프로그래밍된 작동 장치’.

국제표준화기구(ISO)의 ‘로봇’ 정의다. 로봇의 정의는 기관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단어는 ‘자율(autonomy)’이다. 즉, 이미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자율주행차나 공장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 스스로 더러운 곳을 찾아 청소하는 청소로봇 등도 로봇이다. 이들 기기가 기존 기계와 다른 점은 수준 차이는 있을지언정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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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자율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이제 ‘피지컬 AI’로 옮겨가고 있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동차 같은 하드웨어 속에 들어가 그 하드웨어를 움직이게 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AI를 뜻한다. 아직 피지컬 AI나 하드웨어의 발전 수준은 초기 단계다. 하지만 로봇의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물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다. 그는 2040년에 휴머노이드가 얼마나 많아지겠느냐는 질문에 “먼 미래지만, 100억 대를 넘어 인간보다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시티그룹은 2050년까지 AI 로봇 개체 수를 종류별로 예측했는데 자율주행차량은 18억5800만대, 가정용 청소로봇은 11억8800만대, 휴머노이드 로봇은 6억48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큰손’이 주목하는 로봇 테마주
하지만 순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은 대부분이 비상장이라 당장 투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현재 국내외 증시에서 휴머노이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 참고할 만한 것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휴머노이드 66’ 목록이다. 이 목록엔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와 몸을 개발하는 ‘조력자’, 휴머노이드 로봇의 노동력으로 혜택을 얻는 ‘수혜자’ 기업 66곳이 포함돼 있다.

▶조력자 중에는 미국의 AI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기업, 일본과 중국의 로봇 부품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기업, ‘네이버랩스’를 통해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네이버 등이 포함됐다. ▶수혜자로는 휴머노이드 로봇 노동이 우선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운송·외식 기업 등이 포함됐다. 신체 노동 비율이 높은 건설과 리테일(소매유통) 기업도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가 말하는 로봇 투자 실전편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먹고 자라는 로봇주는 옥석을 가리기 쉽지 않은 투자처다. 국내에선 드물게 로봇 분야에 특화한 애널리스트인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 로봇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K로봇액티브’를 운용하는 정대호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팀장을 만나 투자법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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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양승윤 연구원: 본업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신사업 의지를 보여줬다. 삼성이 미래를 보기 시작한 것 같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 오준호 교수를 미래로봇추진단장으로 임명하는 등 로봇 연구개발 조직 재편으로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정대호 팀장: 로봇 기업은 기술력이 있어도 자본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번 투자는 삼성의 자본력, 해외 네트워크가 로봇 기술력과 만나는 계기다.  피지컬AI 기업 인수 등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에서 부족한 부분을 계속 추가해가며 역량을 키울 것이다.
국내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양승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도 ‘엑스블(X-ble)’이라는 웨어러블(착용형) 로봇을 자동차 공장에서 활용하는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나 현대차나 기계적으로 잘 움직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은 로봇이 인지 판단을 하기 위한 AI가 중요하다.
정대호: 삼성과 현대차 모두 하드웨에서는 뛰어난데, 부족한 것은 AI다. 그쪽을 보강하려는 조치가 이뤄질 거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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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로봇 경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양승윤: 미국·일본·독일이 강하지만 사실상 가장 강한 것은 중국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중국 내수 시장이 워낙 큰 데다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고, 사업장에서 중국 로봇을 일정 비율 이상 의무 사용하기 때문이다. 싸고 좋은 로봇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일본이 패권을 꽉 잡고 있는 산업용 로봇을 제외하면 거의 중국이 강세다.
한국 로봇은 어떤 기업들이 있나.
정대호: 협동로봇에는 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뉴로메카 등이 있고, 물류로봇에는 로보티즈·티로보틱스·유진로봇이 있다. 수술로봇에는 고영·큐렉소 등이, 로봇 부품으로는 에스피지·SBB테크 등이 있다. 다만 모두 하드웨어 기업이고 로봇의 두뇌인 소프트웨어AI, 피지컬 AI 쪽에는 사실상 국내 기업이 없다고 봐야 한다. 네이버랩스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드러난 것은 없다.
로봇 상용화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 시장 전망은.
정대호: 개별 기업별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겠지만 산업 전체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상용화·양산 시기는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 이미 미국 로봇 ‘피규어’가 BMW 자동차 공장에 들어가 조립 업무를 담당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고,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업체도 테스트에 들어갔다.
양승윤: 문제는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인간처럼 다양한 일을 하는 휴머노이드를 원하는데, 그런 건 아직 불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즉 두뇌는 계속 좋아지는데 하드웨어가 그걸 못 받쳐주는 상황이다. 때문에 하드웨어 쪽에서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올 우려가 있다. 애플이 아이폰과 iOS(운영체제)를 함께 만들었듯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개발하는 테슬라가 휴머노이드계의 애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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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로봇 기업에 투자할 때엔 뭘 봐야 할까.
양승윤: 미국에서 핫한 휴머노이드 기업 피규어는 매출이 하나도 없는데도 4조원 이상으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결국은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한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지, 수출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보는 것이다.
정대호: 스타트업에 투자하듯 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보통 사람·기술·자본을 본다. 우선 어떤 개발진이 어느 정도의 기술을 가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자본 측면에서는 꾸준히 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 만한 든든한 투자자가 있는지를 보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주주 중에 삼성전자나 LG전자·두산 같은 대기업이 있다면 이 회사는 지원을 계속 받을 가능성이 크다. 로봇 산업이 성장한다는 점은 명확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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