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서 검사 대상자들이 혈액 검사를 받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뉴시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입원환자 대상으로 시행한 혈액검사 중 평균을 초과한 경우가 총 211만회에 달해 6000L 넘는 양이 과잉 채혈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1만6000여명의 헌혈량에 맞먹는 양이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23년 30건 이상의 입원이 발생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1719개소에서 ‘입원 30일당 일반혈액검사 시행 횟수’를 산출한 결과를 발표했다. 성별·연령·수술여부 등 검사 시행빈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반영해 수치를 보정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평균을 초과해 시행된 검사 횟수는 총 211만회로 나타났다. 검사 1회당 최소 채혈랑인 3mL를 뽑았다고 가정하면 최소 6334L의 혈액이 초과 채혈된 것이라고 공단은 분석했다. 이같은 초과 채혈량은 한해 1만5834명의 헌혈량에 해당한다.

2023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별 일반혈액검사 횟수 분포. 병원급으로 갈수록 편차가 큰 경향이 나타난다.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2023년 의료기관 종별 일반혈액검사 시행비 구간에 따른 기관 수.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단은 평균 이상의 검사를 시행한 곳은 병원급에서 많았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평균(12.8회) 대비 1.5배 이상 검사를 시행한 기관은 1개소(2.2%)였다. 종합병원 중에는 8개소(2.4%)가 평균(7.5회) 대비 1.5배 시행했다.

반면, 병원급 기관 중에는 평균(6.3회) 대비 1.5배 이상 시행한 곳이 111개소(8.3%)였고, 이 중에는 2배 이상 시행한 곳도 17개소(1.3%) 있었다. 검사를 가장 과다 시행한 것으로 분석된 A병원은 유사한 진료형태의 기관에 비해 시행 횟수가 11.7배에 달했다.

공단 관계자는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은 기관 간 격차가 크고, 평균 대비 2배 이상 시행하는 의료기관도 있어 시급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과다 의료행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분석항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