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년치 일감 쌓였다…최대 실적 HD현대일렉트릭 "4000억원 투자"

본문

17373612041333.jpg

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 기기 수요 증가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울산 동구 HD현대일렉트릭 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 중인 변압기 앞 키오스크를 통해 도면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의 전력 설비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까지 수주한 물량은 이미 5년치 일감을 넘어섰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20일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3조322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17년 출범 후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2조7028억원) 대비 22.9%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3152억원) 대비 112.2%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50.6%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라며 “전력 설비 시장 호황에 선별 수주를 통한 수익 개선 효과가 더해졌다”라고 말했다.

17373612042966.jpg

차준홍 기자

북미 시장에서의 선전은 노후 전력 설비의 교체 주기가 돌아온 덕분이다. 지난 2020년 미국 에너지부(DOE)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형 변압기의 약 70%가 설치된 지 25년이 지나 노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D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8개 전력회사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229억2000만 달러(약 33조2294억원)의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등 정보 기술(IT) 전력 수요도 전력 설비 교체를 부추기고 있다. 김해지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 등에 따른 세계 전력 소비 증가량은 2026년까지 160~590테라와트시(TWh)에 달해 현재 독일의 연간 전력 소비량(463TWh)이 새로 추가되는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 설비 수요 급증에 변압기 등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전력 수요 급증에 변압기 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난 2021년 평균 50주에서 지난해 120주로 2.4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한국의 대미 변압기 수출은 크게 늘었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미국 변압기 수출액은 15억8197만 달러(약 2조2956억원)로 지난 2021년(5억1745만 달러) 대비 약 3배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55억4100만 달러(약 8조439억원)의 수주 잔고를 기록해 5년 치 일감을 쌓아뒀다.

17373612044541.jpg

지난해 7월 미국 앨라배마에서 열린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 법인의 변압기 전문 보관장 준공식에서 서상표 애틀랜타 총영사(왼쪽 두 번째부터), 손창곤 HD현대일렉트릭 미국 생산법인장,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는 모습. HD현대일렉트릭

이에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968억원을 투자해 국내외 초고압변압기 생산 시설을 확충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투자 규모도 역대 최대다. 울산 사업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에 생산공장을 짓는 데 각각 2118억원, 1850억원을 투자한다. 두 공장 모두 2026년 말까지 완공해 2027년 시범운영을 시작한단 계획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정상 가동이 시작되는 2028년부터는 연간 최대 3000억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닷US에 따르면, 글로벌 변압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억 달러(약 104조3640억원)에서 2033년 1230억 달러(약 178조2024억원)까지 연평균 6.2%씩 성장할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미국 현지 생산시설 확충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장벽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20%의 보편 관세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해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주 감소 움직임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며 “오히려 고객들의 조기 발주에 1분기 수주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03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