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초대 워싱턴은 월가서 취임사…레이건, 취임 때 "정부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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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는 정오께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친 후 향후 4년 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는 취임 연설을 할 예정이다.
8년 전의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우며 대대로 ‘통합’을 강조해온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는 결이 다른 취임사를 내놨다. 그는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대학살(carnage)’에 비유하며 무역, 이민, 외교 등의 분야에서 “미국인을 가장 최고의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했다.
미국외교협회(CFR)는 17일 ‘역대 최고 또는 최악의 취임사’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트럼프가 분열을 조장하기보다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취임사를 쓰기로 결정했다면 다음과 같은 연설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를 일부 소개했다.
1789년 4월 취임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취임사에서 ‘도덕성과 정직’을 나라의 근간으로 강조했다. 당시 최초의 대통령 취임식은 워싱턴이 아닌 뉴욕 월스트리트에 있는 페더럴홀에서 열렸다. 워싱턴 의사당은 4년 뒤 워싱턴 대통령이 초석을 놓은 이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826년에 완공됐다.
외신이 역대 ‘베스트 취임사’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1865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재선 취임 연설이다. 남북전쟁 막바지 재선에 성공한 그는 “아무에게도 적의를 품지 말자”로 시작해 “나라의 상처를 아물게 하자. 전쟁 사상자와 미망인, 고아들을 돌보자”며 전쟁의 상처를 봉합하고 화합을 당부하는 연설을 남겼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휘청이던 1933년 취임했다. 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유일한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자체”라며 “실체 없는 두려움에 떨지 말고 일터로 돌아가 국력을 모아 달라“고 역설했다. 그는 취임사로 국민들에게 용기를 북돋았을뿐 아니라 취임 100일 남짓한 기간 동안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뉴 딜(New Deal) 정책’과 개혁 정책 입법을 밀여붙였다. 미국은 1937년 루즈벨트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식 때부터 헌법 개정을 통해 1월 20일에 대통령 취임식을 치르고 있다.
존.F.케네디 대통령은 동서 냉전이 고조되던 1961년 취임했다. 케네디는 당시 외교 정책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취임사에서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며 국민의 결단과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CFR은 “미국인들이 자국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하는 잊을 수 없는 연설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1981년 취임한 공화당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정부 권한을 강조했던 민주당 출신 대통령과는 다르게 취임사에서 “정부는 우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정부가 문제”라고 말했다.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오일쇼크)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과도한 국가개입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CFR은 “레이건의 취임사는 미국 정치의 신(新)보수주의 시대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재선 취임사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독립선언서 문구를 인용해 인종과 당파를 뛰어넘는 국민 대통합을 강조했다. 오바마가 당시 “소수만이 잘살고 다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나라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번영이 중산층에 달렸다고 믿는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당시 미 언론은 재임 대통령으로서 정치적이고 진보적인 색채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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