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20일 국회 법사위에서 서부지법 사태 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천대엽 대법원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20일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의 물질적 피해만 6억~7억원”이라며 “직원들이 옥상으로, 지하로 피신하며 받은 트라우마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이 이날 오전 긴급 대법관회의를 열고 “우리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한 데 이어서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법관들이 모여 법치주의를 무시하는 극단 행위가 일상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는 걱정들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천 처장은 서부지법 폭력 사태로 발생한 물적 피해만 6억~7억원에 이른다고도 밝혔다. 법원 건물 외벽·유리창·셔터·당직실 등이 대거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천 처장은 “직원들이 직접 상해를 입진 않았지만 옥상으로, 지하로 대피하며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천 처장은 “7층에 있는 판사실 중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손했다. 안에 들어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선 ‘알고 오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당직 법관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방은 더 높은 층에 있어 시위대가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윤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영장판사가 아닌 당직판사가 맡은 데 대해 “법원 내규에 따른 것”이라며 “내규와 달리 영장판사가 하자고 하면 정치적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이날 “(윤 대통령은) 수용동 독방으로 이동을 완료해 하룻밤 잘 보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전직 대통령들과 비슷하게 3.6~3.7평(약 12㎡) 정도 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