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충무공 전서, 손기정 청동투구…‘가슴 벅찬 전시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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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상하이 임시의정원에 걸렸던 태극기. [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년을 맞아 전쟁 영웅이 아니라 ‘난중일기’ 속 평화를 염원했던 이순신을 고고학적 성과와 함께 조명하겠다. 이를 통해 임진왜란의 시대적·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겠다.”(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

광복 80주년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이 처음으로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그의 시대를 조명하는 전시를 연다. ‘충무공 전서(1795)’, ‘평양성탈환도’ 등 국내 유물뿐 아니라 왜군 출병 당시 기록화인 ‘히젠 나고야성 전적도’(히젠 나고야성 박물관과 협의 중) 등 해외 기관 소장품까지 1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재홍 관장은 20일 올해 중박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언론간담회에서 “이순신 장군을 융합적으로 조명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립진주박물관에서 2003년 임진왜란 특별전이 열리긴 했지만 인간 이순신과 당대 사회상에 주목하는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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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쓰인 조선무기 ‘현자총통’. [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올해는 이순신 탄신 480주년이기도 하다. 특별전은 오는 11월28일부터 내년 3월3일로 예정됐다. 고고·역사학계에선 그간 명문이 뚜렷한 ‘현자총통’이 인양(1992년)되는 등 임진왜란기 조선 무기 연구가 상당히 진척됐다. 문화계에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영화 3부작 ‘명량’(2014년, 관객 1761만명) ‘한산’(2022, 726만명), ‘노량’(2023, 457만명)이 흥행한 상황에서 학계의 실증적 접근이 어떤 전시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중박은 또 손기정(1912~2002) 선수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7월25일~12월28일)도 개최한다. 생전에 손기정이 기증한 우승 부상품인 그리스 청동투구(보물) 외에 1947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서윤복 선수 우승 메달(국가등록문화유산) 등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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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우승 청동투구. [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전시로는 ‘일본미술의 재발견’(6월17일~8월10일)이 이름을 올렸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40건을 포함해 회화·도자·복식·칠기 등 60여건이 선보이는 가운데 18세기 가을풀무늬 고소데(小袖·속옷의 일종) 등 일본 중요문화재가 포함됐다. 이에 맞물려 중박 주요 유물도 ‘한국미술의 보물상자’라는 이름으로 내년 도쿄박물관으로 나들이한다. 양성혁 세계문화부장은 “일본 미술에 대한 본격 전시는 용산 개관 2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가깝지만 잘 알지 못하는 일본 미술 고유의 미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견의 몽유도원도(일본 나라 천문대 중앙도서관 소장) 등 일본 내 한국 주요유물의 국내 나들이는 성사되지 못했다. 중박 관계자는 “쓰시마불상 국내 반입 후 소유권 논란이 일었던지라 일본 박물관들이 한국에 유물을 대여하는데 소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 종로구)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박물관 1층부터 8층 옥상정원까지 전 층을 태극기 전시로 꾸민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내건 태극기(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와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보물) 등 국내외 주요 유물이 전시 협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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