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충무공 전서, 손기정 청동투구…‘가슴 벅찬 전시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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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년을 맞아 전쟁 영웅이 아니라 ‘난중일기’ 속 평화를 염원했던 이순신을 고고학적 성과와 함께 조명하겠다. 이를 통해 임진왜란의 시대적·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겠다.”(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
광복 80주년과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이 처음으로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그의 시대를 조명하는 전시를 연다. ‘충무공 전서(1795)’, ‘평양성탈환도’ 등 국내 유물뿐 아니라 왜군 출병 당시 기록화인 ‘히젠 나고야성 전적도’(히젠 나고야성 박물관과 협의 중) 등 해외 기관 소장품까지 1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재홍 관장은 20일 올해 중박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언론간담회에서 “이순신 장군을 융합적으로 조명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립진주박물관에서 2003년 임진왜란 특별전이 열리긴 했지만 인간 이순신과 당대 사회상에 주목하는 대규모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는 이순신 탄신 480주년이기도 하다. 특별전은 오는 11월28일부터 내년 3월3일로 예정됐다. 고고·역사학계에선 그간 명문이 뚜렷한 ‘현자총통’이 인양(1992년)되는 등 임진왜란기 조선 무기 연구가 상당히 진척됐다. 문화계에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영화 3부작 ‘명량’(2014년, 관객 1761만명) ‘한산’(2022, 726만명), ‘노량’(2023, 457만명)이 흥행한 상황에서 학계의 실증적 접근이 어떤 전시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중박은 또 손기정(1912~2002) 선수의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의미를 되새겨보는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7월25일~12월28일)도 개최한다. 생전에 손기정이 기증한 우승 부상품인 그리스 청동투구(보물) 외에 1947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서윤복 선수 우승 메달(국가등록문화유산) 등이 선보인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전시로는 ‘일본미술의 재발견’(6월17일~8월10일)이 이름을 올렸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40건을 포함해 회화·도자·복식·칠기 등 60여건이 선보이는 가운데 18세기 가을풀무늬 고소데(小袖·속옷의 일종) 등 일본 중요문화재가 포함됐다. 이에 맞물려 중박 주요 유물도 ‘한국미술의 보물상자’라는 이름으로 내년 도쿄박물관으로 나들이한다. 양성혁 세계문화부장은 “일본 미술에 대한 본격 전시는 용산 개관 2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가깝지만 잘 알지 못하는 일본 미술 고유의 미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견의 몽유도원도(일본 나라 천문대 중앙도서관 소장) 등 일본 내 한국 주요유물의 국내 나들이는 성사되지 못했다. 중박 관계자는 “쓰시마불상 국내 반입 후 소유권 논란이 일었던지라 일본 박물관들이 한국에 유물을 대여하는데 소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서울 종로구)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박물관 1층부터 8층 옥상정원까지 전 층을 태극기 전시로 꾸민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내건 태극기(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와 1919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진관사 태극기’(보물) 등 국내외 주요 유물이 전시 협의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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