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2기 정상외교 속내 읽기 위해 분투하는 각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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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행정부 때 철저히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상외교를 할 전망이다. 이에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 읽기에 분주하다.
트럼프 취임식이 열린 20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는 별도의 축하 메시지 없이 기선 제압에 나섰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2기에 대한 기대를 묻는 말에 "중·미가 협력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싸우면 둘 다 다친다"고 경고했다. 마오 대변인은 "언제나 안정적이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중·미 관계가 양국의 공동이익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시대 중국과 미국의 올바른 관계를 모색해나갈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4년 전 화춘잉(華春瑩) 당시 대변인이 "선량한 천사(중국)가 사악한 세력(미국)에 승리하리라 믿는다"며 까칠하게 나온 것에 비하면 다소 누그러진 태도다.
중국은 트럼프 2기 대중국 전략을 '선우후적(先友後敵·먼저 친구처럼 대한 뒤 적대적으로 표변한다)' 시도로 보고 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교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시작될지, 미국이 쇠락하는 전환점일지는 눈을 비비며 기다려야 한다"면서 관망하라고 주문했다.
타스 "취임식 축하 위해 이례적 회의소집"
트럼프의 '절친'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를 열어 "트럼프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우리는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국가안보회의는 통상 금요일에 열리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취임식 날인 월요일에 열렸다.
취임 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던 트럼프 덕에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9일 CNN은 "트럼프가 며칠 내로 푸틴과 직접 통화를 조율할 것을 보좌진에게 지시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대면 회담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21일 X(옛 트위터)에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미·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의 목표 실현을 함께 추구하기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이시바 총리는 내달 초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와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취임식에 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등과 회담하고 미·일 정상회담 사전 정지 작업을 하고 있다.
인도 '실속'…필리핀 '분개'
외신들은 지난해 11월 당선 확정 직후 이뤄진 정상 통화 순서에 따라 외교 우선순위도 결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당선 직후 트럼프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과 우선 통화했다. 전통적 정상외교 문법이 파격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읽히는 대목이다.
실속을 챙긴 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다. 모디 총리를 대신해 취임식에 참석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모디 총리가 트럼프와 당선 직후 통화한 정상 3명 중 한 명"이라고 홍보했다.
반면 정상이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한 필리핀에선 날 선 반응이 나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 대변인 해리 로케는 지난 17일 SNS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식 초청을 받지 못한 건 마르코스 정부가 트럼프에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상황에서 미국이 필리핀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취임식에 초청했고, 중국은 특사로 한정(韓正) 부주석을 파견했다. 트럼프가 시 주석을 만날 의지도 확고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취임 후 100일 안에 시 주석을 만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 여전히 대통령 직무정지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지는 불투명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21일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대한민국은 47대 대통령 임기에서도 동맹을 다시 위대하게(Making the Alliance Great Again)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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