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취임사 읽는 5가지 코드 ‘미국·비상·구원·팽창·법치’…8년 만에 ‘슈퍼MAGA’로 진화[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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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가(MAGAㆍ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의 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취임사를 8년 전 같은 날 내놓은 집권 1기 취임사와 견줘보면 이렇게 집약된다. 이날 취임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일성으로 “미국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 시작된다”고 운을 뗐다. 이후 31분 동안 진행된 취임연설은 그가 4년간 펼칠 국정운영 청사진을 공개하는 ‘슈퍼 마가 선언문’으로 읽혔다.
8년 전 1기 취임사는 ‘대학살’(carnage) 등 거친 표현이 곳곳에 등장해 격문에 가까웠지만, 이번엔 달랐다. 1기 취임사에서 입에 올린 적이 없던 ‘자유’(freedom)나 ‘정의’(justice) 등 가치 지향적 언어가 각각 3회, 5회 등장했고, ‘통합’(unity)을 두 차례 언급하는 등 전반적으로 미국의 번영을 약속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내려는 데 주력하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의 현실을 진단하는 대목에서는 ‘국가 비상사태’라는 수위 높은 언사를 쓰는 등 날을 바짝 세웠다.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폭탄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번 취임사에 담긴 코드 5가지를 통해 배경과 맥락을 살펴본다.
코드① 아메리카
취임사 처음과 끝을 관통하는 기조는 ‘아메리카 퍼스트’다. 취임사 초반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약속한 트럼프는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이며 미국의 황금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미국을 맨 앞에 두겠다는 트럼프의 의지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8년 전 취임사에서 35회 언급했던 ‘아메리카’(America, American 포함)를 이번에는 42번 썼다.
코드② 비상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신뢰의 위기 ▶부패한 기득권층 ▶위기관리 능력의 부재 등 미국의 문제점을 열거한 뒤 “지금부터 미국의 쇠퇴는 끝”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추상적 담론에 그치지 않고 “오늘 저는 역사적인 행정명령을 연이어 발표할 것이고 상식의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며 주요 국정 과제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두 번의 국가 비상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 모든 불법 입국을 즉시 중단하고 수백만 명의 외국인 범죄자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 위기가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라는 인식에 따라 “국가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코드③ 구원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대선 유세 때 벌어진 총격 암살시도 사건을 거론하며 시련과 구원의 서사를 썼다. 트럼프는 “저는 미국 250년 역사상 어떤 대통령보다 많은 시험과 도전을 받았다”며 “사람들은 제 목숨까지 빼앗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살자 총탄에 제 귀가 찢겼지만 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하느님께서 구원하신 것”이라고 했다. 총격으로 귀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와중에도 “싸우자”고 외쳤던 장면은 시련에 굴하지 않는 지도자의 서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트럼프는 다시 이 장면을 언급하며 ‘MAGA 완수를 위해 신이 부여한 사명’이라는 서사를 덧입혔다.
코드④ 팽창
트럼프는 외교적 논란의 소지가 있는 팽창주의적 대외 정책도 거침없이 공개했다. 미 플로리다주 남쪽에 접한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했고, “파나마에 넘겨준 운하를 되찾아 오겠다”고 했다.
또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인 알래스카주 디날리산을 미국의 25대 대통령 이름을 딴 윌리엄 맥킨리산으로 되돌려 놓겠다고도 했다. “매킨리 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미국을 부유하게 만들었다”면서다.
코드⑤ 법치
트럼프는 “헌법과 법치에 따라 공정하고 평등한 정의를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정의는 민주당 행정부에서 시행한 ‘DEI’(다양성ㆍ형평성ㆍ포용성) 정책의 폐기를 의미한다. 트럼프는 “오늘부터 미국 정부 공식 정책상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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