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예고대로 WHO·기후변화협정 탈퇴…"美 에너지 수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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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협정에서 재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전 세계 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긴급히 요구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WHO는 다른 나라의 부담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금액을 미국에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중국은 인구가 14억명으로 미국의 300%(실제 미국 인구는 2023년 기준 3억3490만명)에 달하지만, WHO에 기여하는 금액은 미국의 90%(실제 2023년 1분기 미국의 분담 규모는 총액의 24.2%, 중국은 12%)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날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국제협약이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05년 기준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50~52%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트럼프는 “나는 즉각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 기후변화 협정 갈취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그 물질이 미국으로 날아온다”며 “모두가 다 같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산업을 사보타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집권 1기에 WHO와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탈퇴한 바 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각각 탈퇴를 철회하거나 재가입했지만, 트럼프는 대선 기간 내내 예고한대로 집권 2기 첫날에 다시 탈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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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칼을 들고 자세를 잡고 있따. 로이터=연합뉴스

그간 트럼프는 WHO에 대해선 “친중국적”이란 이유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해선 “기후변화는 사기”란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왔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경우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수출하려는 트럼프 2기의 에너지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석유·가스 시추 등을 허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물가를 내리고, 전략 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런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미국의 관세 인상을 피하려면 미국산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더 구매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는 “EU가 빨리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우리 석유와 가스를 구매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세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우리 석유와 가스를 구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EU는 미국 자동차나 농산물 등 거의 아무것도 수입하지 않는다. 우리는 EU에 약 3000억 달러(약 432조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EU는 물론이고,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해 관세 부과를 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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