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무더기 행정명령 서명 쇼…“미국 영토 확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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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거수경례를 했고, 더 이상 군 통수권자가 아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조용히 가슴에 오른손을 올렸다. 미 의회 중앙홀(로툰다)에서 취임식이 끝난 뒤엔 트럼프가 전임자에게 악수도 청하지 않았다. 서서 기다리던 바이든은 트럼프 부부에 이어 JD 밴스 부통령 부부가 이석한 뒤에야 트럼프의 취임식장이자 자신의 퇴임식장을 쓸쓸히 떠났다.
트럼프는 이날 자주색 넥타이를 맸다. 공화당(빨간색)과 민주당(파란색)의 상징색이 섞인 통합을 강조하는 색이다. 1기 취임식 때는 강렬한 빨간 넥타이 차림이었다. 트럼프는 참석자들의 환호 속에 입장해 바이든에게 정중하게 악수를 청하고는 웃으며 그의 등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성경을 든 멜라니아 여사를 옆에 두고 취임 선서를 하면서 제47대 미 대통령에 올랐다. 트럼프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과 자신의 모친에게 받은 성경 두 권을 겹쳐 사용했다.
전통적으론 왼손을 성경에 얹고 취임 선서를 하지만, 이날 트럼프의 왼손은 성경 위가 아닌 바닥으로 내려와 있었다.
연단에 선 트럼프의 표정은 바뀌었다. 그는 “우리는 번영하고,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황금기가 바로 지금 시작된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러고는 “수년 동안 급진적이고 부패한 정권이 시민의 권력과 부를 빼앗아가면서 사회의 기둥은 부러지고 완전히 무너졌다”며 “미국 시민들에게 2025년 1월 20일은 독립기념일”이라고 했다. 바이든을 면전에 두고 그의 4년을 완전히 부정하는 내용들로 취임사는 채워졌다.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취임 연설에서 “미국은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으로 성조기를 들 것”이라며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 비행사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환호했다.
트럼프는 취임식 직후 백악관으로 가지 않고 인근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를 찾아 연설했다. 2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체육관은 취임식을 생중계로 보기 위해 몰린 지지자들로 만석이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외도 뜨거웠다. 입장 표를 구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외부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트럼프는 연설 직후 불법 이민 차단, 연방정부의 고용 동결, 파리 기후협약 탈퇴와 같은 문제에 대한 행정명령에 거리낌 없이 서명하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행정명령 퍼포먼스를 연출한 것이었다. 서명 중엔 지지자들을 향해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고 말했고, 서명이 끝나자 서명에 쓴 펜들을 관중석으로 던졌다.
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수십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는 잇따라 열린 ‘사령관 무도회’ ‘자유의 취임 무도회’ ‘스타라이트 무도회’에 참석했다. 마지막 행사인 스타라이트 무도회는 워싱턴의 중앙역(유니온 스테이션)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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