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눈밭 뛰어 고라니 쫓는 멸종위기종 담비…국립공원서 포착한 사냥 장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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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무등산국립공원에서 담비 가족이 눈밭을 질주하는 모습이 무인카메라에 촬영됐다. 국립공원공단

고라니 한 마리가 황급히 생태통로로 뛰어간다. 그 뒤를 작은 담비 한 마리가 힘차게 쫓는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담비가 제 몸집보다 5배 큰 고라니를 사냥하는 모습이다.

멸종위기종인 담비, 긴점박이올빼미, 하늘다람쥐, 삵 등이 국립공원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22일 공개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날 지리산·무등산·소백산·경주·팔공산 등 국립공원 일대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로 포착한 야생동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영상 중엔 담비 가족 3마리가 지리산·무등산·소백산 국립공원에서 겨울을 나는 모습, 담비가 소백산 생태통로에서 고라니를 쫓아가는 장면 등이 담겼다.

주로 산악 지역에 사는 담비는 호랑이·표범 같은 맹수가 사라진 국내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이자 우산종(Umbrella species)이 됐다. 우산종은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있어, 우산처럼 생태계를 유지·보호하는 종을 뜻한다.

“담비 개체 수 늘어나며 고양이 사냥도”

최태영 국립생태원 연구원은 “담비는 다래, 머루, 감과 같은 과일도 좋아하고 청설모 다람쥐부터 고라니, 멧돼지 등 다양한 동물도 사냥한다"고 설명했다. 잡식성 포유류로 활동 반경(50~100㎞)이 넓은 담비는 서식지 곳곳에 씨앗을 퍼트리고 다른 동물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도로 건설 등 인간 활동의 확대로 서식지를 잃고 멸종위기에 처했던 담비는 지난 20년간 진행된 보존 사업 덕에 개체 수와 서식 범위 모두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담비가 도시 인근 야산에서 목격되는 일도 잦아졌다. 최태영 연구원은 “담비의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들고양이·길고양이처럼 반야생 상태로 살아가는 고양이를 잡아먹기도 한다"고 전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야생 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는 의미다.

이날 국립공원공단이 공개한 소백산 촬영 영상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긴점박이올빼미와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가 나무를 돌면서 쫓고 쫓기는 장면도 담겼다. 공단 관계자는 “소백산에서는 2015년부터 10년째 하늘다람쥐를 관측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긴점박이올빼미가 하늘다람쥐의 사냥을 시도하는 장면을 잇달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공원 중 가장 최근에 지정(2023년)된 팔공산에서는 지나가던 삵이 카메라 앞에 멈춰 서서 신기한 듯 응시하는 모습도 담겼다. 삵이 배설한 자리에 너구리, 멧돼지, 노루가 냄새를 맡고 반응을 보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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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국립공원에서 지나가던 삵이 무인카메라를 발견하고 멈춰 서서 응시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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