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러니 이치로에 반하지…'만장일치 실패' 논란에 감동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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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52)가 이변 없이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사상 첫 영예다. 이치로는 22일(한국시간) MLB 네트워크가 공개한 2025년 명예의 전당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에서 전체 394표 가운데 393명(득표율 99.75%)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후보 자격을 얻은 첫해에 일사천리로 입회를 확정했다.
입성은 예견된 결과다. 이치로는 MLB 역사상 가장 완벽한 리드오프로 꼽힌다. 투표의 관건은 역대 두 번째이자 야수 최초의 만장일치 헌액 여부였다. 많은 전문가가 만장일치를 점쳤지만, 최종 결과는 실패였다. 2020년의 데릭 지터(397표 중 396표)처럼 딱 한 표가 모자랐다. 결국 이치로는 유일한 만장일치 헌액자인 마리아노 리베라와 지터(99.76%)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치로는 '타격 기계'라는 수식어를 세상에 내놓은 전설적 외야수다.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2001년, 아메리칸리그(AL)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을 석권했다. 그 후 2010년까지 매 시즌 타율 3할을 넘기고 200개 이상의 안타를 쳤다. 또 그 기간 10년 연속 올스타 베스트 멤버로 뽑혔고, 외야수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MLB에서 뛴 19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311, 안타 3089개, 홈런 117개, 780타점, 도루 509개. 빅리그 진출 전 일본 프로야구에서 친 안타 1278개까지 더하면 프로 25년간 총 4367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MLB 네트워크는 이치로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2001년 빅리그 첫 안타와 2018년 은퇴 전 마지막 안타까지 모두 같은 타격폼으로 쳤다"며 감탄했다.
MLB닷컴에서 시애틀 구단을 오래 담당한 대니얼 크레이머는 "이치로에게 '명예의 전당 입회'는 인생 최고 업적이 아니라 당연한 경로 중 하나"라며 "특히 2001년의 이치로는 시애틀의 심장이자 영혼이었다. 그의 영향력은 '야구'를 넘어섰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이치로는 투우사처럼 저돌적이면서 외과 의사처럼 세밀하다. 타격 기술이 너무 정확해서 신비로울 정도였다"며 "그의 성공 덕에 일본에서 수많은 선수가 건너왔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도 그중 한 명"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런 이치로가 만장일치 수상에 실패하자 미국의 저명한 야구 기자들은 집단 반발했다.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이치로를 뽑지 않은 '유권자'를 향해 "앞으로 나와라, 멍청이"라고 일갈했고, ESPN의 버스터 올니는 "그 한 명이 어떤 근거로 투표하지 않았는지 무척 흥미롭다"고 썼다. 디애슬레틱의 크리스 커슈너는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수잔 슬루서는 "불쾌하다"고 표현했다.
정작 당사자인 이치로는 담담했고, 벅찬 감격을 토로했다. 그는 MLB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한 표가 부족해서 오히려 좋다. 인생은 늘 불완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며 "처음 MLB에 왔을 때 명예의 전당 입성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일본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게 돼 기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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