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EV6 롱레인지 2WD(19인치) 모델은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580만원으로 최대다. 사진 기아차

#기아차의 전기차 ‘더 뉴 EV6’의 올해 국고보조금은 580만원이다. 만약 두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여기에 추가로 100만원을 더 받는다. 지자체 보조금 150만원(서울시 기준 추산치)까지 챙기면 전체 보조금은 830만원까지 불어난다. 출고가 4908만원인 차를 4078만원에 살 수 있다.

#만 30세인 청년이 생애 첫차로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을 구매하면 어떨까. 국고보조금 500만원에 생애 첫차 보조금 100만원(국고보조금의 20%)까지 총 600만원을 지원받는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 120만원(서울시 기준 추산치)을 추가하면 720만원을 지원받아 차값은 2886만원에서 2166만원으로 싸진다.

21일 환경부가 발표한 올해 차종별 전기차 국고보조금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설계됐다. ①수요가 많은 차량에 국고보조금을 집중했고 ②다자녀·청년에 대한 혜택 폭을 넓혔으며 ③제조사 할인에 따른 보조금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국고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승용 전기차는 기아 EV6(2WD 19인치)로 580만원이 책정됐다. 현대 아이오닉5(2WD 19인치)가 577만원, 현대 아이오닉6(AWD 18인치)가 575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아 EV3(2WD 17·19인치)도 565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에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 모델은 국고보조금이 지난해 211만원에서 올해 168만원으로 20% 줄었다. 실수요가 많은 중저가 전기차는 400만~500만 원대, 고가전기차는 100만 원대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 가능거리와 충전 속도 등 지급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경민 기자

특히 실수요자는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다자녀 가정에 100만원(두 자녀), 200만원(세 자녀), 300만원(네 자녀 이상)의 국가보조금을 추가 지급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네 자녀를 둔 가정이 2775만원인 기아 레이EV를 구매하면 국고보조금 455만원에 추가보조금 300만원까지 합쳐 총 755만원을 지원받아 2020만원에 차를 살 수 있다. 다자녀 혜택은 지난해까지는 보조금의 10%를 추가 지원하던 방식에서 올해 정액제로 바뀌었다.

청년에 대한 혜택도 커졌다. 만 19~34세인 청년이 전기차를 구입하면 국고보조금의 20%를 더 받을 수 있어서다. 책정된 국고보조금이 400만원이라면 청년은 80만원 더 많은 48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차상위 이하 계층 청년만 지원받았지만, 대상이 확 넓어졌다.

올해는 제조사가 차량(기본가격 5300만원 이하)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면 정부가 할인액의 40%에 해당하는 액수를 국고보조금으로 소비자에게 추가 지급한다. 예컨대 제조사가 차량 가격을 100만원 내리면, 환경부는 4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추가지원하는 식이다. 지난해에는 할인액의 20%만 추가로 지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의 차량 할인 유인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16일 비야디(BYD)코리아가 공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의 모습. 국내 출시는 315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으로 구입할 수 있다. 연합뉴스

국고보조금과 별개로 각 지자체는 2월 초까지 지자체 보조금을 각각 발표한다. 지자체 보조금은 지역마다 다른데, 지난해 서울시는 최대 150만원을, 경상남도는 최대 1140만원을 지원했다. 국고보조금에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치면 소비자로선 경우에 따라 1000만원 이상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 사전예약판매를 시작한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의 아토3의 국고보조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조금 산정절차가 끝나지 않아 2~3월 확정될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아토3의 국고보조금을 200만원 미만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