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올해 교사 정원 2800명 감축”…교육청·학교 "교육질 저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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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교사 정원을 3000명 가까이 줄인다. 22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와 결정한 올해 초‧중‧고교 교원 정원을 각 시도교육청에 배분했다. 특수학교 교사와 보건교사 등 비교과 교사를 제외한 공립 초중고교 교사 정원은 지난해 28만7200여명에서 2800명 가량 감축된 28만4400여명이다.
정부의 교원 감축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조치다.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20년 601만명에서 지난해 568만 5000명으로 줄었다. 이에 맞춰 교원 수 역시 최근 5년간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29만6370명이던 교원은 매년 줄어 지난해 28만명 대까지 떨어졌다.
서울에선 올해 전체 감축 인원의 약 35%에 해당하는 약 1000명의 교사 자리가 사라진다. 인구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와 달리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초중고 학생수는 2020년 84만2900명에서 지난해 76만6700명으로 5년 새 10% 가까이 줄었다. 교원 감축은 퇴직과 신규 임용 축소로 진행된다.
서울교육청은 수업 준비 및 실제 수업시간, 행정업무, 학생 생활지도 등을 고려해 고등학교 1개 학급에 교사 1.93명을 배치하고 있다. 1개 학급이 사라질 때마다 약 2명 분의 교사 정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 기준에 따라 올해 4개 학급이 감축하는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는 8명, 2개 학급이 감소하는 성북구 경동고는 4명의 교사가 줄어든다.
큰 폭으로 학급과 교원 감원이 진행되는 학교는 반발하고 있다. 경동고 동문 50여명은 21일 오전 11시 서울교육청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동창회 사무총장인 40회 졸업생 김태빈(60) 씨는 “동문들은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인 강북 내 공립고교인 모교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 왔다”며 “주변 학교들 보다 많은 2개 학급을 감축하는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해달라”고 교육청에 요구했다.
올해 전국 고교에 전면 도입하는 고교학점제 등을 고려해 교원 감축에 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교원 수요 결정에는 학령인구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변수도 고려돼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학령인구만 고려하면 정확한 교원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각종 정책변수를 반영한 중장기적인 교원 수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도교육청에선 교원 정원을 배분하는 권한 중 일부를 교육청에 달라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현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간제 교사 수급 권한 일부를 교육청에 주는 등 교원 수급 모델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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