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與 "추경 요구는 정치적 발언" 이창용 "전 정치할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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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경제상황 점검 및 현안 논의를 위해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꾸 추경을 해야 한다고 정치적 발언을 하는데 정치할 생각이 있어서 그러시는 건가”(송언석 국회 기재위원장)
“전 정치에 관심 없다. 이건 경제적 발언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대회의실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8명과 이 총재가 마주 앉았다. 명분은 ‘금리ㆍ환율 등 경제 상황 점검 및 현안 논의’였는데 최근 이 총재가 조기 추경의 필요성을 언급해 온 게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기재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이 총재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추경은 복잡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 왜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자꾸 추경을 빨리해야 한다고 하느냐”며 “정치적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송 의원은 회의 전 입장문을 통해서도 “이 총재가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월권적 재정 확대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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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총재를 만나 금리와 환율 등 최근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뉴스1

이에 이 총재는 “저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기자들이 질문해서 제 생각을 말한 거고, 정치적 발언이 아닌 경제적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이 총재는 일단 추경 계획이 가시화되면 다음 달 25일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 이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인 1.6%~1.7%보다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고, 이 자체가 경제 심리나 대외신인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은 면담에서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 총재도 ‘추경 즉각 편성’이 아닌 ‘추경 가시화’를 강조했다고 한다. 추경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복수의 참석자는 전했다. 희의에 참석했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 총재가 추경을 가급적 빨리해야 한다고 알려진 것이랑은 간극이 있었다”며 “당의 입장과 크게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올해 1분기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면 그때 추경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초 “‘이재명 대선용’ 추경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14일 권성동 원내대표)며 ‘강경 반대’를 고수했지만, 최근 들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봄 추경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우리가 추경하겠다고 한 적도 없지만 무조건 안 하겠다고 한 적도 없다”며 “세계 경제 동향이나 트럼프 정부의 통상ㆍ외교 정책 등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이 총재께서 정부와 정치권에 여러 가지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속사정이 뭔지, 그런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이 뭔지 이런 부분에 대해 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중한 톤이었지만 이 총재의 정치 행보 논란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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