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스타일 맞추자"…차∙조선∙식품 'made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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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한국 자동차·조선 기업들도 현지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는 물론 관세 부과까지 예고하면서다. 당장 비상이 걸린 완성차 업계는 물론 미국에서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던 조선·식품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노믹스 해법은③
‘트럼프 스타일’ 맞추자...답은 현지 생산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내년에 재협상하기로 돼 있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도 올해 조기에 재검토하기 위해 관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관세를 높여 재정 적자를 해소할 뿐 아니라,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 현지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렸던 만큼 현지 생산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연말 시험 가동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기반으로 현지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 5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미국 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제철도 관세 대응 차원에서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지에서 차량용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기아 현지 공장에 공급함으로써 관세 리스크 등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조선업계는 일찌감치 현지 투자를 진행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의 중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동부 연안 해군 기지 3곳과도 인접해있다. 함정 정비 유지·정비·보수(MRO)사업 뿐 아니라 신규 군함 건조까지도 염두에 둔 통 큰 투자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필리 조선소에 추가 투자를 통해 한국 조선소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을만큼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미국은 K푸드 열풍의 핵심 시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식품 수출액은 99억8000만 달러(약 14조5658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출 1위 국가는 미국(15억9000만 달러)으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의 15.9%를 차지한다. 전년보다 21.2% 증가했다. 드라마‧영화 등 K콘텐트와 현지 스포츠 이벤트와 연계한 체험 행사 등으로 K푸드 인지도가 높아진 덕이다.
식품업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타격을 피하기 위해 현지 시설 투자 확대에 나섰다. 미국 내에서 생산해 제품을 팔면 관세는 물론 물류비 절감 효과도 있다. 현지 시설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K푸드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며 “내수 침체가 나아질 기미가 없는 데다 이미 성장 한계에 이른 만큼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트럼프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미국 사우스다코다 주에 7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은 축구장 80개 크기인 57만5000㎡ 규모로, 북미 최대 규모 아시안 식품 제조 시설이다. 이달 초 SPC그룹도 2300억원을 투입해 미국에 첫 제빵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텍사스주 15만㎡ 규모이며 현재 주정부와 세제 혜택 등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SPC는 미국에만 파리바게뜨 매장 1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도 미국 조지아주 9만㎡에 700억원을 투자해 빵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후 연간 1억개 이상의 제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완공, 가동을 시작했고 오뚜기‧대상도 각각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에 시설 확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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