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별자리·운세에 집착하는 中청년들…"희망 없어, 미신에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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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절망에 빠진 중국 청년들이 점성술과 운세 등 미신적 믿음에 심취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각)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점술가들에게 좋은 시기가 도래했다”며 “고난을 겪고 있는 중국의 청년들이 미신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청년 실업률이 20%에 육박하고, 일자리를 얻었다고 해도 저임금과 과로에 시달리는 탓이 크다고 한다. ‘탕핑(躺平·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과 ‘란웨이와(爛尾娃·썩은 꼬리를 가지다)’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중국 청년들이 비과학적 믿음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 경제가 5% 성장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청년들에겐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수치다. 일례로 대표적인 취업 시장인 요식업계에도 한기가 덮쳤다. 중국에선 지난해 중국 내 식당과 카페 등 음식점 300만 곳이 줄폐업했다. ‘축소’와 ‘점포 폐쇄’가 유행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점술 애플리케이션(앱) 인기도 전했다. 특정 앱의 경우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내려받기 횟수가 1550만 회를 넘었다. 월간 이용자 수도 최근 급증해 120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중국의 대형 정보기술(IT) 업체 넷이즈에 따르면 30세 미만 중국인 가운데 약 80%가 운세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수도 베이징에선 음료와 함께 운세를 볼 수 있는 업장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에서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18개 구슬 팔찌’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11배나 급증했다.
이와 관련, 중국사회과학원 현대종교연구실 주임인 천진궈(陳進國) 교수는 “중국 청년들은 희망을 찾기 위해 점술과 미신에 의지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청년들에게 ‘압력 완화 밸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중국 당국은 ‘봉건적 미신’ 타파를 내세우며 이런 분위기를 단속하는 모습이다. 중국공산당 간부를 양성하는 중앙당교는 지난해 미신을 신봉하는 당원들에 대해 경고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지전(紙錢·종이돈)’ 태우기 풍속을 단속하기도 했다. 또 푸젠성 산밍시 정부는 “점술을 통해 영적 위안을 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공지문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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