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태국 동성 결혼 합법화 첫날 1800여쌍 결혼 행렬…“오래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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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태국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첫날 1800쌍 이상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렸다.
24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동성 결혼 합법화와 함께 전국에서 약 1832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하고 당국에 혼인신고를 했다고 태국 지방행정부가 밝혔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최초, 아시아에서는 대만과 네팔에 이어 세 번째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됐다.
이날 전국 각지 구청 등 행정 사무소에서는 혼인신고를 하고 혼인증명서를 받아 기념 촬영을 하는 동성 커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방콕 방락 구청에서 수말리 수드사이넷(64·여)과 결혼한 타나폰 초콩숭(59·여)은 “정말 행복하다. 10년 동안 이날을 기다려왔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수말리도 “동성 결혼 합법화로 우리의 존엄성이 높아졌다. 이성애 커플과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오늘의 내 감정은 너무나 벅차서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는 방콕시와 성소수자(LGBT) 단체 방콕프라이드가 주최한 ‘결혼 평등의 날’ 행사가 하루 종일 열려 최소 190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했다.
이 행사에서 신혼부부들은 세타 타위신 전 총리의 에스코트를 받아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카펫 위를 행진, 행사장에 입장했다.
세타 전 총리, ‘성별 남녀 2개뿐’ 트럼프 겨냥 “우린 더 열린 마음”
행사장에서 패통탄 친나왓 총리는 영상 메시지로 “이제부터 모든 사랑은 법으로 증명될 것”이라며 “모든 커플은 태국에서 명예와 존엄성을 가지고 살 것”이라고 선언했다. 패통탄 총리는 또 엑스에 “오늘 무지개 깃발이 태국 위에 자랑스럽게 날리고 있다”고 썼다.
세타 전 총리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해 “최근 강력한 나라의 새로운 지도자가 자국에는 두 가지 성별만 있다고 분명히 발표했다”며 “우리는 그보다 더 열린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행사장에서 밝혔다.
태국 하원과 상원은 각각 지난해 3월과 6월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혼평등법을 통과시켰다. 이어 같은 해 9월 국왕이 이를 승인했다.
새 법은 기존 ‘남녀’, ‘남편과 아내’를 ‘두 개인’, ‘배우자’ 등 성 중립적 용어로 바꿔 18세 이상이 되면 성별과 관계없이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했다. 상속, 세금 공제, 입양 등 다른 권리도 일반 부부와 동일하게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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