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남편과 딸에겐 말하지마”…노래방 도우미 죽인 ‘기생충’ 그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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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떠나간 이들이 남긴 이야기. 왜 그들은 쓸쓸한 마지막을 보내야 했을까요. 유품정리사이자 특수청소부인 김새별 작가는 죽음의 현장을 매일같이 마주합니다. 그는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봅니다. 김새별 작가가 전하는 그들의 사연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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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노래방 도우미였다.
갓 스물이었던 여자를 그 길로 이끈 건 남자친구였다.

사랑을 빌미로 돈을 요구했다.
여자는 어렸고, 작은 관심에도 금방 마음을 터놓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랑을 속삭이며 기생충처럼 파고든 남자에게 이용당했던 것 같다.

그리고 10여 년 뒤.
그 시절 여자의 지인이 유품정리사 김새별씨를 찾아왔다.
작은 원룸의 유품 정리를 부탁하며 들려준 이야기다.
노래방 동료로 만나 지켜본 그 여자의 짧은 일생.

당시 스무 살, 그녀는 착했지만 독했다.
한계 이상으로 술을 마시며 버텼다.
중간중간 화장실로 달려가 토했고, 티를 안 내고 다시 들어가 또 마셨다.

지인은 자기보다 네댓 살 어린 여자애가 딱했다.
아직 어린데, 저렇게까지 몸을 상해가며 일을 하나.
몸에 좋다는 음료라도 챙겨주며 관심을 보이다 보니 어느새 친해졌다고 한다.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사연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냥 나쁜 남자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거였다.

그 남자를 위해 험한 일로 돈을 벌었다.
이용당하고 있는 건데 자신이 남자를 돌봐주는 거라고 착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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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이지우 디자이너

“그런 건 사랑이 아니야.”
몇 번을 이야기해도 여자는 그냥 웃었다.
충고하는 지인에게 되레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넘어갔다.

지인의 말은 한사코 안 들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어느새 그 여자가 새 남자를 만난 건.

수수하게 웃는 얼굴로 ‘손님’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여자에겐 단골이 꽤 있었다.
그중 누군가가 꽤 진지하게 매달렸다.
새로운 남자는 28세의 직장인이었다. 20살의 여자는 그를 ‘아저씨’라고 불렀다.

처음엔 동료들과 함께 왔던 그는 점차 혼자 오는 날이 많아졌다.
그때마다 여자를 불렀다.
노래로 떠들썩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지도 않았다.
뭔지 모르지만 둘이서 조용히 두어 시간씩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남자는 점잖은 친구로 보였다.

그 남자에겐 첫사랑이었고,
그 여자에겐 잘못된 첫사랑에서 벗어날 기회였다.

여자는 일을 그만두고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
혼인신고를 했다고 자랑하더니 곧 아이도 갖게 됐다.

지인의 처음 걱정과 달리 두 사람은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딸을 낳았다고 자랑하고, 육아에 바쁘다는 여자가 그렇게 부러워보였다고 한다.

전 남친에게 이용당하며 살면서도 천성이 밝았던 여자는 새 사랑을 만나 더욱 빛나보였다.
새 남자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구나 싶어 안도했다.

딸이 5살쯤 됐을 때, 오랜만에 전화가 울렸다.
반갑게 받았는데, 정작 전화를 건 여자는 침묵했다.
울음을 참느라 말을 못하는 거였다.

옛 남자친구가 기어이 연락을 해왔단다.
스무 살 여자친구를 노래방 도우미로 보내며, 돈을 뜯었던 놈이 다시 스토킹을 시작했다.

그놈과 싸울 수도 있었지만, 메신저에 올려놓은 한 사진이 문제였다.
놈은 그 사진을 보고 메시지를 보냈고, 여자는 공포에 떨었다.

그 통화 이후로 여자와는 연락이 끊겼다.
그러다 2년 만에 들려온 여자의 소식은 경찰이 전해줬다.
여자가 유서에 남긴 지인의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고 했다.

애써 진짜 사랑을 찾은 그녀의 비극. 여자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남편과 딸에겐 말하지마”…노래방 도우미 죽인 ‘기생충’ 그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5302

“미안하다”는 유서는 허무해졌다

 차 안에서 발견된 40대 남성의 시신. 그의 여자친구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돌아가신 XXX님의 차량 정리를 맡은 업체 직원입니다. 차안에서 고인의 유서를 발견했습니다.”
“네. 결국 그렇게 되었네요. 알겠습니다”
그녀는 짧게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무슨 사연이었을까.

40대 남성 차에서 나온 유서…“네” 연인은 전화 뚝 끊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9466

“그건 지옥이었다” 자매가 겪은 일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였다. 평판도 좋았고 명망도 높았다. 딸들도 유복한 환경 속에서 자랐다. 그런데 두 딸이 결혼하자 어머니는 이혼을 선언했다. 딸들도 응원했다. 그리고 6년 만에 아버지는 홀로 죽었다. 자매는 고백했다. 아무도 모른 아버지의 이중생활, 그들이 겪은 지옥을.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이 고백했다, 고독사 아빠의 ‘이중생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5891

결혼식장 잡은 커플 ‘잔인한 마지막’

결혼을 앞두고 격한 다툼이 벌어졌다. 여자는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칼을 수십 방 맞은 것 같다.” 집안은 피칠갑이 돼 있었고, 남자는 아파트 바닥서 죽은채 발견됐다. 사랑의 끝은 너무나 잔인했다.

“두 시신, 장례식장 따로 잡아” 한날 죽은 예비부부의 비극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9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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