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가 본 건 재앙"…우주서도 보이는 그 산호초, 40% 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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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산호 지대인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온난화로 인한 열 스트레스와 감염병으로 인해 지난해 재앙적인 수준의 피해를 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 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남부의 섬 주변 산호 군락을 모니터링한 결과, 40% 이상이 광범위한 백화 현상(Coral Bleach)으로 인해 폐사했다고 밝혔다.
산호 백화는 열에 의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산호충과 공생 조류(藻類) 사이의 관계가 붕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환경이 나빠지면 산호충이 폴립 속의 조류를 내쫓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로 인해 색과 영양분이 손실되고 최악의 경우 산호는 굶어 죽게 된다.
연구팀이 462개의 산호 군집을 추적해 보니 7월까지 절반에 가까운 193개가 폐사했으며, 살아남은 산호 개체 중에서도 113개는 백화 현상의 징후를 보였다. 연구팀은 “우리가 본 것은 재앙이었다”며 “산호가 회복할 기회조차 없이 급속도로 높은 폐사율이 관찰됐으며,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많은 산호가 40~70일 이내에 죽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은 띠’(Black band)로 불리는 치명적인 감염병이 퍼진 것도 산호의 높은 폐사율에 기여했다. 조사 결과, 백화가 진행된 산호 조직의 가장자리를 따라 검은 띠 병이 침투했으며, 이는 폴립 괴사와 함께 산호 폐사를 유발했다.
8년새 5차례 대규모 백화 피해 “해양 폭염 여파”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우주에서도 보일 만큼 거대한 넓이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산호초 군락이다. 1500종 이상의 어류와 400여 종의 산호가 사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다섯 차례의 대규모 산호 백화와 폐사 현상이 발생하는 등 온난화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규모의 산호 백화 피해도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해양 폭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온난화가 계속되면 극심한 해양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산호초뿐 아니라 해양 생태계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마리아 번 시드니대 교수는 “남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보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백화 현상을 촉발한 극심한 열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며 “생물 다양성의 핫스팟일 뿐만 아니라 식량 안보와 해안 보호에도 중요한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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