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기자

미성년자인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를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소속사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지난 14일 특수상해, 특수폭행, 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받은 전 소속사 대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및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또한 소속사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까지 소속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 A씨가 매니저와 사내 연애를 했다는 이유로 숙소를 찾아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철제 행거봉을 들고 A 씨를 찾아가 사내 규정을 어겼다며 추궁했고 A씨가 이를 부인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허벅지와 엉덩이를 수차례 때렸다.

또한 숙소 화장실이 더럽다는 이유로 같은 그룹의 멤버 B씨와 C씨의 머리를 철제 행거봉으로 가격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저항하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아동을 미리 소지한 행거 봉으로 수차례 폭행해 4주간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했다"며 "폭행 정도가 행거가 부러질 정도로 가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거 봉으로 다른 소속 가수들인 피해자들의 머리를 폭행했는데 폭행수단, 폭행부위에 비춰 위험성이 크다"며 "범행 당시 정황에 비춰 봐도 죄질이 나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점, 피해자 일부와 8000만 원의 합의금으로 합의한 점, 나머지 피해자들과도 모두 합의한 점, 벌금형 이상의 전과나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6월 김씨는 새벽에 술에 취한 상태로 아이돌 그룹 숙소를 찾아가 멤버들을 폭행했다. 당시 피해 멤버가 직접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