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들 운동하고, 딸 꽃길 가자!" 칠곡 '할매 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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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래퍼’로 통하는 경북 칠곡군 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의 리더 박점순(85) 할머니가 설날을 맞아 프리스타일 랩으로 덕담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박 할머니는 30일 칠곡군 지천면 자택에 모인 가족들에게 세배를 받은 후 즉흥 랩으로 새해 덕담을 전했다. “손자는 장가가고, 손녀는 시집가고, 아들은 운동하고, 딸은 꽃길 가자!”라는 유쾌한 가사였다. 이를 들은 가족들은 손뼉을 치면서 박 할머니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보냈다.
“랩으로 덕담…세대 간 소통에 도움”
박 할머니는 “시대가 변했으니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면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노인들도 과거의 방식만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며느리인 금수미씨는 “어머님이 랩으로 덕담을 하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덕담 랩은 아이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할머니는 그동안 농사일을 주제로 한 랩 ‘고추밭에 고추 따고’와 서울 방문 소감을 담은 ‘서울에 오니 차도 많다’ 등 다양한 경험을 주제로 한 즉석 랩을 통으로 세대 간 소통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왔다.
그는 앞서 지난 6일 칠곡군청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저출산 극복과 새해 건강을 기원하는 랩 ‘새해 행복하세요’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칠곡군 왜관읍에서 열린 ‘쩜오골목 축제’에서 다른 할매래퍼 그룹의 리더와 일대일 랩 배틀을 펼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글 공부하다 그룹 결성…외신도 주목
한편 칠곡군 지천면 신4리에 사는 할머니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는 2023년 8월 창단식을 열고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할머니들은 한글 공부를 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랩 공연을 접했고 한글 선생님에게 랩을 배워 그룹을 만들었다.
인생의 애환이 담겨있는 자작시로 랩 가사를 만든 수니와칠공주는 창단 초기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받으며 회원 150명이 활동하는 팬클럽까지 결성됐다. 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고, 대기업 광고와 국가보훈부·국무총리실 등 정부 정책 홍보 영상에도 출연했다.
또 KBS 인간극장과 아침마당 등 시청률 상위권 프로그램을 비롯해 70회에 걸쳐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신문 지면과 인터넷 등 언론에서 1500회 이상 소개됐다. 로이터·AP·CCTV·NHK 등 세계 주요 외신에도 수니와칠공주를 기사로 다뤘다. 최근에는 폴란드 영화감독이 이들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중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3월 폴란드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수니와칠공주의 영향을 받아 칠곡군에는 할매 래퍼 그룹이 6개나 결성됐다고 한다. 앞으로 칠곡군은 ‘할매문화관’을 건립하고 ‘할매시화거리’를 조성하는 등 수니와칠공주를 비롯한 실버세대의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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