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 “중국 무임승차에서 이제 기여자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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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생기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 량원펑(梁文鋒·40·오른쪽)이 지난 20일 리창 총리가 주재한 올해 정부업무보고 건의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CC-TV 캡처

중국 신생기업 딥시크(DeepSeek)의 저비용 생성식 인공지능(AI) 모델이 세계 AI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창업자 량원펑(梁文鋒·40)의 이력이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량원펑이 “중국은 늘 무임승차자가 아니라 점진적으로는 기여자가 되어야 한다”며 지난 30년간 서구 기술 커뮤니티의 노력에 참여하지 않았던 중국의 분발을 촉구했던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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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생기업 딥시크(DeepSeek)의 창업자 량원펑(梁文鋒·40·뒷모습)이 지난 20일 리창(왼쪽) 총리가 주재한 올해 정부업무보고 건의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했다. CC-TV 캡처

지난해 7월 중국 IT 매체인 안융(暗涌)과 인터뷰에서 량은 “중국의 AI와 미국 사이에 1~2년 격차가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갭(gap)은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라며 “이를 바꾸지 못하면 중국은 영원히 추종자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리더십은 한 회사의 노력만이 아닌 전체 서구 기술 커뮤니티와 업계가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중국의 AI 발전에도 이러한 생태계가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그는 “중국이 반도체 칩 발전이 더딘 이유 역시 기술 커뮤니티가 없고, 이인자 정보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의 최전선에 누군가 앞장서야 한다”고 기술자 커뮤니티의 구축을 촉구했다.

엔비디아 등 뉴욕증시의 기술주 시가총액 약 1조 달러(1443억)가 증발한 1·27 대폭락에 불과 일주일 앞서 량이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주재한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한 사실도 화제다. 지난 20일 리 총리는 량원펑 등 교육·과학·문화계 대표와 좌담회를 갖고 올해 중국 ‘정부업무보고(의견 수집용 원고)’에 대한 건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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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생성식 인공지능 챗봇 딥시크 로고와 미·중 국기. 로이터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에 따르면 이날 좌담회에서 리 총리는 “과학기술혁신을 통해 신구 에너지 전환을 추동하고, 역량을 집중해 중요한 핵심기술과 첨단기술을 돌파하며, 과학기술 성과의 산업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더 많은 경제 성장 포인트를 배양하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플러스(AI+) 이니셔티브를 전개하겠다”며 생성형 AI 서비스 추격을 독려했다. 이에 따라 량의 건의가 오는 3월 5일 개막하는 전인대 업무보고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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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년 7월 생성식 인공지능 챗봇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이 중국 IT 매체 안융(暗涌)과 인터뷰에서 ″중국은 히치하이커 아닌 기여자가 되어야한다″고 변화를 촉구했다. 안융 웨이신 캡처

국내파 수학+AI 투자 귀재

량은 1985년 광둥성 잔장(湛江)시에서 태어난 중국 국내파 AI 전문가다. 지난 2002년 잔장시우촨(吳川) 제1중학 대입고사 수석으로 저장대 전자정보공학 전공에 합격했다. 그의 고교 동창 천(陳) 씨는 “완전한 자수성가형”이라며 “옷차림과 처세가 매우 겸손하고 순박하며 선량한 기부 천사”라고 회고했다. 이번 설 연휴를 맞아 고향 우촨에 돌아와 조용히 보내고 있다고 남방도시보가 보도했다.

량은 대학에서 금융에 흥미를 갖고 투자사를 창업했다. 2013년 저장대 동문 쉬진(徐進)과 항저우에서 야코비투자관리유한회사를 창업했다. 2년 뒤에는 하이플라이어(High-Flyer, 중국명 환팡(幻方))를 만들어 수학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퀀트 투자에 나섰다.

량은 투자를 위해 독자적으로 딥러닝을 수행하는 AI 훈련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9년 ‘반딧불 1호(螢火一號)’로 이름 붙인 훈련 플랫폼을 연구·개발했다. 당시 총 2억 위안(398억원)을 투자해 GPU 1100개를 탑재했다. 2021년 개발한 ‘반딧불 2호’에는 10억 위안(1989억원)을 투입해 엔비디아 A100 그래픽카드 1만개를 탑재했다. 당시 중국 전체에서 1만개 이상의 GPU를 보유한 기업은 총 5곳에 불과했다.

퀀트 투자사 하이플라이어의 자금력을 보여준 또 다른 에피소드는 코로나19 당시 기부금 규모였다. 2022년 하이플라이어는 2억2138억 위안(440억원)을 기부했고, ‘평범한 돼지’라는 별칭의 직원이 별도로 1억3800억 위안(274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외부에서는 ‘평범한 돼지’를 량원펑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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