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커제 반칙패에 화난 중국 바둑 “한국 대회 불참”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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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LG배 결승 3국에서 커제가 심판의 경고를 받고 항의하는 모습. [사진 바둑TV 유튜브 캡처]

커제(28) 9단이 지난 23일 LG배 기왕전 결승 최종국에서 기권패를 당한 데 대해 중국 바둑계가 승복하지 않으면서 한·중 바둑 교류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28일 중국위기협회(중국바둑협회)는 다음 달 6일 한국 주최 세계바둑대회(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 결정전) 불참을 선언했다.

커제는 지난 23일 한국기원 주최 LG배 기왕전 결승 3국에서 사석(바둑에서 잡은 상대방 돌) 관리 규정을 어겨 심판의 경고를 받자 바로 반발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원이 신설한 사석 관리 규정에 따르면 사석은 반드시 사석 통에 넣어야 한다. 사석도 집으로 계산하는 한국 바둑과 달리 바둑판에 놓인 돌만 계산하는 중국의 바둑 경기에선 사석 관리 규정이 따로 없다.

이날 커제는 사석을 탁자 위에 두었다가 경고를 받았다. 반칙 선언에 불복한 커제가 대국을 재개하지 않아 기권패가 결정되자 중국위기협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선수단은 결승 최종국 이튿날 열린 시상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준우승 상금 1억원을 받게 된 커제도 불참했다.

LG배 이후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중국위기협회는 25일 갑자기 중국바둑리그에 외국인 선수가 참가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지난 시즌에는 한국 선수 20여 명이 중국바둑리그에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이어 28일 중국위기협회가 2월 6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회 쏘팔코사놀 세계최고기사 결정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대회는 무기 연기됐다. 이 대회에는 커제를 비롯한 중국 선수 4명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중국으로 돌아간 커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프로필을 ‘세계대회 8관왕’에서 ‘세계대회 9관왕’으로 수정했다. LG배 우승자가 본인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커제는 소셜미디어 라이브방송에서 “한국에서 모욕을 당했다”며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바둑 원로 녜웨이핑 9단 등 중국 프로기사들도 LG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 여론은 갈리는 편이다. 한국 국가대표팀 홍민표 감독이 “변상일이 온전히 가져가야 할 명예를 빼앗겼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혜연 9단은 “신규 규칙이 급박하게 적용됐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원은 28일 “이번 일로 한국과 중국이 쌓아 온 신뢰가 무너지지 않길 바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데 이어, 다음달 3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어 수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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