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경수가 이재명 겨누자, 정성호는 드루킹 꺼냈다…친명·비명 전운
-
1회 연결
본문
설 연휴를 지나면서 비명계와 친명계의 전선이 한층 선명해 지고 있다. 비명계가 ‘포용’과 ‘다양성’을 강조하자 친명계는 ‘단결’을 내세우며 충돌하는 양상이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자(嫡子)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통합과 포용의 원칙이 당 안에서 구현돼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 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기꺼이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당내 비명 인사들이 주도한 개헌 관련 세미나에서 “정치에서 다양성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독주는 반드시 폐를 낳는다”고 한 것에 비해 한층 더 선명하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폄훼했던 언행에 대해서는 발언 당사자의 반성과 사과는 물론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다. 지난해 3월 친명계 양문석 의원이 “노무현은 불량품”(양문석)이라 비하하자 이 대표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다, 제 욕도 많이 하시라”고 옹호했던 사건 등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30일 ‘원조 친명’ 정성호 의원이 발끈했다. 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지사를 향해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데에 본인의 역할을 고민하라”며 “대선 패배의 원인을 잘 살펴야 한다. 비명계 의원이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지사가 징역 2년 형을 받게 됐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상기시키며 “대선 이후 한때 구속돼 있었고 (영향력을 미치려면) 그런 공백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공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단결과 통합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거들었다.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은 친명계과 비명계 갈등의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막 대하는 민주당의 도덕적 내로남불을 그대로 두면서 이재명 일극 체제만 극복되면 청년세대들이 우리를 지지해줄까”라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친문계의,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친명계의 독주를 비판하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박 전 의원도 민주당 내 잠재적 대선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지나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 주의, 몸에 밴 선민의식, 이런 모습이 달라지지 않아도 윤석열이 탄핵당하면 다음 정권은 무조건 민주당 차지가 될까”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너무 쉽게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를 겨냥한 비판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강조하는 말들은 고조되는 민주당 내부 갈등의 배경 음악처럼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인 조응천 개혁신당 총괄특보단장은 지난 28일 채널A 라디오에 나와 “대법원에서 이 대표에게 (후보 등록일 이후) 당선 무효형을 선고하면, (민주당은) 후보 등록을 추가로 못 한다”며 “후보 없이 (대선에)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내 항소심 선고가 예상되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확정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수 있다는 법조계 안팎의 전망을 확대 재생산한 것이다. 역시 민주당 출신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MBC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의 결심 공판 전후로 정치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