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나도 몰래 Chill며들어"…장원영 인기 넘보는 강아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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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가이(Chill guy). 사진 유튜브 채널 'Binhake ツ' 캡처

‘칠 가이(Chill guy)’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밈(Meme·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트)이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칠 가이란 갈색 강아지가 사람처럼 회색 스웨터에 청바지, 빨간 운동화 차림을 하고 느긋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특징인 캐릭터다.

30일 인스타그램 태그에 ‘Chill guy’를 검색하면 약 23만 건의 게시물이 나온다. 칠 가이 캐릭터가 들판이나 직장, 강의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서 있는 모습의 게시물이다. “Don’t stress it(스트레스 받지 마)” “Just live(그냥 살아)”와 같은 문구도 있었다.

MZ세대는 바쁜 현대인과 다른 칠 가이 캐릭터의 낙관적·관조적인 태도가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직장인 이정보(31)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종종 나와 관심 있게 보다가 나도 모르게 칠며들었다(Chill+스며들다)”며 “세상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즐기려는 (칠 가이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밈의 배경음악 관련 영상도 지난해 11월 30일 유튜브에 게시된 지 약 두 달 만에 조회수 222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칠 가이 밈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디지털 예술가 필립 뱅크스(Phillip Banks)가 지난 2023년 SNS ‘X(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가상의 캐릭터에서 유래했다. 지난해 8월부터 틱톡 등 SNS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11월엔 칠 가이 캐릭터를 활용한 암호화폐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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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가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밈. 인스타그램 'chillguykorea' 캡처

한국의 경우 이달 초부터 관련 검색량이 급증했다. 검색량을 지수화하는 플랫폼 구글 트렌드는 특정 기간 중 검색량이 가장 많았던 때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 기간의 검색량을 상대적 수치로 환산한다. 구글 트렌드 지표를 보면 칠 가이 관련 검색량은 지난 4일 ‘9’에서 지난 29일 ‘100’으로 치솟았다.

연휴 기간 ‘세뱃돈 Chill(7)만원 받는 법’ 등 칠 가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패러디 영상이 다수 올라오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손주 세 명이 할아버지 앞에서 구르며 절하는 모습이 담긴 ‘Chill하게 세배하는 법’이란 제목의 영상은 지난 29일 업로드된 지 16시간 만에 ‘좋아요’ 24만 3000여 개를 받았다. 해양수산부는 공식 SNS 계정에 “설 연휴에는 우리 수산물과 함께 살 Chill(찔) 걱정 없이 명절 보내세요”라는 글을 올리는 등 정부 부처도 밈 열기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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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l 하게 세배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9일 올라온 영상. 인스타그램 'earthcakebusan' 캡처

전문가들은 복잡한 사회에서 평온함을 유지하는 게 ‘힙(Hip·멋있는)’하다는 젊은 층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자극적인 콘텐트가 넘치는 도파민 중독 시대에서 반작용처럼 쿨(Cool)한 캐릭터에 끌리는 것”이라며 “앞서 ‘중꺾마’ ‘원영적 사고’ 같은 긍정 회로가 유행했던 것처럼, 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기려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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