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용산 패싱 우려했나…尹 접견한 정진석에 "용산이 국정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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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한 모습. 31일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접견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를 접견하고 “대통령실이 국정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을 만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같은 윤 대통령의 당부를 전하며 “윤 대통령이 ‘설 연휴 중 의료 체계는 잘 작동됐느냐,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으셨느냐’고 물었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건강하고, 또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접견에는 정 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이 배석했다. 지난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변호인 외 접견금지 조치를 해제한 뒤 이뤄진 첫 일반 접견이다. 다른 수용자와 분리되고, 접촉 차단 시설이 없는 장소에서 면담하는 장소변경 접견 형식으로 오전 10시부터 30분가량 이뤄졌다. 김건희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장소변경 접견은 주1회 최대 5명까지 가능하며, 횟수를 추가할 경우 1회에 한해 지방교정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이뤄진 접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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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한 뒤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가는 대통령실 차량의 모습. 이아미 기자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여권에선 이른바 ‘용산 패싱’을 우려한 뼈가 있는 발언이란 평가도 나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체제가 들어선 뒤, 기재부와 국무조정실 및 각 부처 중심으로 국정이 운영되며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윤 대통령이 우려를 표한 ‘연휴 중 의료체계’와 관련된 의대 증원 문제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 정책에 사과하고 “제로베이스 논의”까지 거론하는 등 대통령실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에 장상윤 사회수석과 이 부총리 간의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에 이어 내주부터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여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순차적으로 윤 대통령을 접견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차원, 도리로서 한번 기회가 되면 면회를 가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를 방문했던 40여명의 여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을 찾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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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구치소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경찰 추산 200여명)의 모습. 이아미 기자

이날 서울구치소에는 오전부터 윤 대통령의 지지자 200여명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님과 함께하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구치소 근처에 기동대 6개 부대를 배치해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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