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관세 엄포…금값 역대 최고가, 원화값 20원 넘게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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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엄포에 안전자산인 금은 역대 최고가로 솟구쳤다. 설 연휴로 일주일 만에 열린 외환시장에선 원화가치가 미국 달러당 20원 넘게 급락해(환율은 상승) 다시 1450원대로 밀려났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4월 인도분 국제 금값(선물)은 장중 1트로이온스당 2859.5달러(약 416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7.3% 뛴 역대 최고가다. 국제 금값이 오르면서 국내 금값도 오름세다. 31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은 연초(12만8790원)보다 3.4% 상승한 1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이 날아오른 건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대한 관세를 거듭 공언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가 2월 1일 토요일에 시작되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1일 토요일에 한다”며 못 박았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금(현물)을 미국으로 반입하려는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금융사들은 393t 상당의 골드바(금괴)를 뉴욕상품거래소 금고로 옮겼다. 보관 규모는 약 75% 급증해 926t에 이른다. 2022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다. 각국 중앙은행과 다국적 금융사는 현물 금 거래가 활발한 영국 런던의 영란은행 금고에 금괴를 두는 걸 선호한다. 하지만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에 있는 금을 미국으로 반입할 때조차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FT는 해석했다.
올해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많다. 미국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수석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고조되는 불확실성을 낮출 유력한 자산이 금”이라며 “올해 금값은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관세 위협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31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1431.3원)보다 21.4원 급락한 1452.7원에 마감했다. 연휴 기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 등 대외 변수가 한꺼번에 반영되면서다. 외국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2517.37)는 외국인이 홀로 1조225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여파에 0.77% 하락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원화값 하락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과 딥시크 쇼크 등 연휴 후유증 영향”이라며 “트럼프 관세 위협이 진정되면 원화값은 달러당 1445원~145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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