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쓰레기 10년 만에 줄었다…안 버려서? 100만명이 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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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시내의 폐업한 가계들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사태로 소비가 줄었던 2003년(-3.1%) 이후 21년 만 최대 폭 하락으로 나타났다. 뉴스1

10년간 매년 증가하던 1인당 생활 쓰레기 발생량이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엔 큰 변화 없었으나,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쓰레기양이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폐업, 내수 침체 등 경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최근 환경부가 고시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2023년 국민 1인당 1일 생활계폐기물 발생량은 1.17㎏으로 전년 대비 약 2.8% 감소했다. 생활계폐기물은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한 종량제·재활용·음식물 등 생활 쓰레기의 총합으로, 한국환경공단이 집계한다. 매년 12월 전년도의 집계치를 공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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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환경부에 따르면 1인당 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은 2013년(0.94㎏) 이후 줄곧 상승해 2022년 1.2㎏을 기록했다. 전년도보다 발생량이 줄어든 건 2023년이 처음이다.

가정에서 배출한 1인당 생활계 쓰레기는 줄지 않았지만, 사업장에서 배출한 쓰레기가 전년보다 줄었다. 2023년 한해 사업장에서 배출한 생활계 쓰레기는 572만톤(t)으로, 전년보다 8.9%(56만t) 감소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양이 16%가량(2022년 44만t→2023년 37만t)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감소가 관련 정책의 변화보다는 전반적인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추정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사업장 쓰레기 가운데 생활계로 분류되는 것들은 대개 자영업 같은 작은 사업장이나 대기업 사무직군에서 나온다”며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는 건 자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도 “이 기간 폐기물 감소를 위한 뚜렷한 정부 정책이나 캠페인은 없었다”며 경기 침체의 영향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코로나 종료만 기다리던 자영업자들 대거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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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실제 2023년 자영업 폐업자 수는 100만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폐업자 수는 97만6000명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업종 중 음식업이 폐업률(16.2%)로 가장 높았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2022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고물가와 소비 축소가 이어졌고 결국 이듬해 자영업자들이 대거 폐업했다”며 “10년 만에 나타난 쓰레기 배출량의 변화도 이런 상황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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