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초 108% vs 도봉 74%...서울 아파트, 전고점 회복률도 초양극화
-
4회 연결
본문
2022~23년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5개 자치구 간 회복률 격차는 컸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전고점을 돌파했지만, 노원‧도봉‧강북구는 회복률이 80%를 밑돌았다. 집값이 비싼 지역일수록 회복력도 강했다.
2일 중앙일보는 부동산 분석업체 리치고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토대로 서울 25개 자치구의 1월 아파트 시세(리치고), 12월 매매가격지수(부동산원)를 각 구별 전고점과 비교‧조사했다. 리치고 시세는 실거래가와 호가, 공시가격, 주변 시세를 종합해 산출하는 값이다.
서초·강남구 전고점 돌파, 11개구 90% 이상 회복
리치고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3.3㎡당 4087만원이다. 25개 각 자치구의 전고점과 비교하면 평균 7.7% 하락한 수치다. 회복률은 92.3%다.
초양극화가 뚜렷했다. 서초구의 1월 시세는 3.3㎡당 9113만원으로 전고점인 2022년 6월(8405만원) 대비 8.4% 올랐다. 회복률은 108.4%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104.2%(8096만원→8438만원)의 회복률을 보였다. 용산구와 마포구는 각각 99.2%, 97.1%로 전고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월 시세가 전고점의 90% 이상 회복된 곳은 송파구(96.5%), 성동구(95.8%), 종로구(95.6%), 양천구(95.4%) 등 11곳이다. 집값이 서울 중간 정도에 위치한 동작구(91.5%), 서대문구(89.9%), 강동구(89.5%)는 90% 안팎의 회복률을 보였다.
영끌족 몰린 노도강, 금관구 회복력 미약
반면, 3~4년 전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 집을 산 사람)’ 매수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회복률이 더뎠다. 도봉구의 1월 시세는 3.3㎡당 2091만원으로 전고점인 2021년 9월(2836만원) 대비 73.7%에 머물렀다. 노원구와 강북구의 회복률은 각각 74.2%, 78.5%에 그쳤다. 중랑구(80.3%)와 금천구(80.5%), 구로구(82.5%), 관악구(83.4%) 등지도 상대적으로 회복률이 낮았다.
정부 공식 통계도 서울 내 양극화 뚜렷
한국부동산원이 조사·발표하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초구의 매매가격지수는 113.3으로 전고점(106.3)보다 6.6% 올랐다. 성동구는 전고점 대비 4.6% 상승했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강남·송파·용산구 등 5곳이 전고점을 돌파했다.
하지만 서울 외곽 지역의 매매가격지수는 큰 폭으로 내렸다. 도봉구의 12월 매매가격지수는 86.1로 전고점(104.3)보다 17.4% 하락했다. 노원구(90.3)는 같은 기간 14.7% 떨어졌다. 강북구(-13.8%)와 금천구(-11.3%), 강서구(-10.3%), 은평구(-10.1%), 관악구(-10%)도 10%대 하락세를 보였다.
매매가격지수가 전고점 대비 95% 이상 회복력을 보인 곳은 11곳이었다.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을 포함해 양천·광진·강동·영등포·동작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오르는 곳만 오른다' 심리적 편향 강해져
전문가들은 '오르는 곳만 오른다'는 심리적 편향성이 강해지면서 매매 수요가 강남 3구와 한강 벨트로 몰리는 등 서울 내에서도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 때문에 강남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강북이 오르는 이른바 물결 현상, 전이 효과도 약해졌다는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초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0~21년엔 서울 어느 지역을 사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똘똘한 한 채나 신축 단지, 유망 재건축 단지가 있는 강남권과 한강변 등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몰리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내에서도 집값 양극화는 지속해서, 더 심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시장이 갈수록 분화하는 만큼 산술적인 수치만 보면 평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