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난달 가계대출 10달만 감소 전환…5대 은행서 1.7조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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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0개월 만에 뒷걸음질 쳤다. 이사 수요가 적은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부동산 매수 심리까지 얼어붙은 영향이다. 여전히 높은 가산금리로 인해 대출 금리 수준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대출 증가세를 제한했다.

신용대출 상환, 부동산 거래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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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365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34조1350억원)보다 1조7694억원 감소했다. 1월 24일 이후 설 연휴 기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말까지 포함하더라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반전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전월보다 줄어든 건 지난해 3월(-2조2238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종류별로 보면 1월 주택담보대출이 전월보다 1조6592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3조54억원 줄었다. 연말‧연초 상여금 지급에 맞춰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상환을 늘렸다는 풀이가 나온다. 여기에 주담대가 1조원대로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5대 은행 주담대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1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셋째 주(20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부터 4주 연속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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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가계대출 관리 기조 안 바뀐다

대출 역성장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향후 은행권의 금리 인하 경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은행 대출금리 인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하면서 가산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실적 차원에서 가계대출이 계속 줄어들도록 두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끌어올린 가산금리를 차차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엔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은 경상성장률 증가 범위인 3.8% 이내에서 관리하되 2금융권과 지방은행의 대출 목표치는 상대적으로 높게 설정할 예정이다. 수도권 대출이 많은 5대 은행 등에 대해선 그만큼 대출 증가량을 억제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1분기엔 주택 거래나 이사가 거의 없다. 1월 가계대출 감소는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2분기 이후 가계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있다고 보고 지난해와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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