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측근, 8749조 재무부 시스템 접근도 가능…"반대자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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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의 측근들이 매년 6조 달러(약 8749조원)가 오가는 재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갖게 됐다고 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를 반대한 재무부 고위 관료는 현직에서 사실상 쫓겨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NYT에 따르면 데이비드 레브릭 미 재무부 재정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31일 갑작스럽게 e메일로 은퇴를 발표했다. 수십 년간 재무부에서 근무한 레브릭은, 최근 트럼프가 신설한 DOGE와 갈등을 빚어왔다. DOGE 측이 레브릭에게 미국 정부의 핵심 결제 시스템인 재무부 시스템 접속 권한을 요구했는데, 레브릭이 이를 막으려고 하다가 결국 사임했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레브릭은 머스크의 대리인들에게 접근 권한을 넘기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갑자기 레브릭에게 휴가가 주어졌고, 그 뒤 레브릭은 동료들에게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e메일을 보냈다고 WP는 전했다.
레브릭의 사임과 맞물려 머스크의 측근들은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었다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톰 크라우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그룹 최고 경영자(CEO) 등 DOGE와 협력 중인 팀 인원에 재무부 시스템 접근을 승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소수의 직원만이 시스템을 통제하며, 정치적으로 임명된 자가 이 시스템에 접근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이 시스템에는 사회 보장 및 의료 혜택 지급, 세금 환급 등 민감한 정보가 담겨 있다. NYT는 "연방 기관 중 어떤 곳도 재무부처럼 자금 흐름을 통제하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재무부와 DOGE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상원 재정위원회 최고위원인 론 와이든(오리건·민주) 의원은 베센트 장관에 지난달 31일 서한을 보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개입은 미국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면서 "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정치인들이 민감하고 중요한 시스템에 접근할만한 정당한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머스크 측근, 인사처 데이터 장악"
이런 가운데, 머스크의 측근들은 미 연방정부의 인사관리처(OPM)를 장악해 일부 직원의 전산 시스템 접근을 차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31일 전했다. 로이터는 인사관리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를 돕는 DOGE 측근들이 인사관리처 내 업무 경력이 오래된 일부 직원들의 부서 데이터 시스템에 대한 접근 권한을 박탈했다고 전했다. 이 시스템에는 정부 직원들의 생년월일·사회보장번호·주소·급여 등급·근속 기간 등이 담겼다. 이번 조처로 영향을 받는 직원들은 e메일은 쓸 수 있지만, 방대한 공무원 데이터는 볼 수 없게 됐다.
돈 모이니한 미시간대 포드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로이터에 "이제 인사관리처에서 머스크 측근 외에는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취임 후 연방 정부의 공무원 인력 감축은 사실상 머스크가 이끄는 DOGE가 주도 중이다.
한편 머스크는 DOGE가 미 정부 기관의 다양성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10억 달러(약 1조4500억원)가 넘는 지출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에 "DOGE가 미친(crazy)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계약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납세자들에게 절감하게 했다"고 썼다. 게시물에는 지난달 29일까지 10억 달러에 이르는 DEI 관련 계약이 재무부·상무부·국무부·환경보호청 등 25개 부처·기관에서 종료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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