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언론까지 옥죄나…NYT 등 주류매체 국방부 기자실서 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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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로 역대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 된 캐롤라인 레빗.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각 언론사의 기자실 자리를 해마다 순환 배치하겠다며 미국 주요 매체 4곳에 기자실 퇴거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솎아내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조너선 얼리엇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메모를 통해 "국방부의 제한된 기자실 공간에서 일하는 특권과 저널리즘적 가치를 누리지 못한 매체에 이 공간에 접근할 권한을 확대할 것"이라며 '연례 언론사 순환 프로그램'의 시행을 알렸다.

이 정책에 따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NBC방송, 공영 라디오 NPR,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언론사 4곳이 오는 14일까지 기자실에서 퇴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 매체의 자리는 타블로이드지 뉴욕포스트, 케이블채널 원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와 허핑턴포스트에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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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하기 위해 백악관 대변인을 향해 손을 들고 있는 출입기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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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백악관 미디어 브리핑에서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얼리엇 대변인은 "유일한 변화는 새로운 매체들이 국방부 기자단의 상주 회원이 될 수 있도록 (기존 상주 매체들이) 건물 내 공간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퇴거하는 매체들도 여전히 기자단 정식 회원으로 브리핑 등에 대한 동일한 접근 권한을 누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들을 몰아내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국방부 기자단 내에선 NYT를 비롯한 4개 매체가 퇴거 대상이 된 데에는 피트 헤그세스 신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엄격한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CNN은 전했다.

반면 새롭게 자리를 배정받는 뉴욕포스트, 원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 브레이트바트는 친(親)트럼프 성향의 매체로 평가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진보적 성향이지만, 국방부에는 이 매체의 출입 기자가 없다고 한다.

NBC방송은 "이번 조치로 국가 공익을 위한 취재와 보도에 상당한 장애가 발생하지만, NBC는 항상 그랬듯 동일한 진정성과 철저함으로 보도를 계속할 것"이라며 국방부 조치에 유감을 표했다.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와 헤그세스 장관이 국방부에 대한 더 강력한 보도를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단체인 전미언론클럽(NPC) 회장 마이크 발사모는 성명에서 "미 정부의 운영에 대한 언론인의 보도 능력을 제한하는 모든 조치는 투명성과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에게 경종을 울린다"며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미국 역사상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27)은 첫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곳에 앉아 있는 전통적인 주류 언론(media legacy)뿐만 아니라 모든 미디어 매체와 인물들에게도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며 기자실의 문호를 독립 언론인, 팟캐스트 운영자, SNS 인플루언서에게도 개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기존에 백악관 직원들이 앉던 앞줄 좌석 일부를 뉴미디어를 위한 좌석으로 변경했다. 또 브리핑 첫 질문을 AP통신 기자에게 내주던 관례를 깨고 뉴미디어석에 앉은 기자 2명에게 먼저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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