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7세 때 ‘주역’ 전격 발탁…독일서도 화제 오른 발레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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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재단·본지 선정 2025 유망주 ③ 발레리나 김수민
발레리나 김수민(21)은 2021년 ‘돈키호테’에서 주역인 키트리 역을 맡으며 주목 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정식 입단 전 주니어컴퍼니에 있었던 당시 17세의 김수민에게 주역을 맡기며 잠재성을 인정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1월 김수민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연수단원으로 입단했고, 8월에는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으로 자리를 옮겨 정단원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한국 데뷔에 이어 독일에서의 행보 또한 화제가 되는 유망주 발레리나다.
“항상 연구를 많이 해요. 연습에서 제 순서가 끝나도 남아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봐요. 어떤 점이 좋은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런 좋은 점들을 저도 시도해보면서 맞는 것과 안 맞는 것을 찾아보고 하나씩 만드는 중이죠.” 지난달 27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김수민은 “좋은 발레단에 들어온 만큼 늘 연구하고 연습한다”고 말했다.
김수민은 고등학생으로 주역에 발탁됐을 때처럼 이력서 없이도 눈에 띄는 무용수다. 드레스덴으로 이적하자마자 ‘호두까기 인형’의 막대사탕 요정으로 발탁돼 독무 기회를 얻었다. 드레스덴에서 지난달 24일부터 공연 중인 존 노이마이어의 ‘니진스키’에서도 군무 중의 솔리스트 역할을 맡아 출연하고 있다.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기 때문에 나만의 것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발레단에 입단하기 전부터 김수민은 국제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선화예고에 재학하던 2023년 스위스 로잔에서 입상했고, 같은 해에 미국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의 발레 시니어 파드되(2인무) 부문에서 발레리노 전민철과 함께 우승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서는 2020년부터 후원을 받았다. “선화예고 재학시절 오디션을 봐서 재단 장학생이 됐어요. 해외 콩쿠르에 참가할 때 비용이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후원을 받아 큰 힘이 됐죠. 또 독일로 나오게 되면서 해외 진출 장학금을 받고 있는데, 연수 단원 시절 월급이 적다 보니 장학금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는 “콩쿠르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전부터 받았던 후원이라 나를 발견해줬다는 기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에서 다양한 작품을 접하는 기회를 소중하게 여긴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클래식 발레를 위주로 접했는데 여기에선 다양한 작품을 하고 있어요.” 드레스덴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연한 총 10편 중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를 제외하면 모두 모던 발레다. 그나마 ‘백조의 호수’도 안무가 요한 잉거가 2023년 새로 만든 창작물이다. “유럽에 와서 발레의 넓고 새로운 영역에 빠지게 됐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기에 머물고 싶어요.”
김수민은 “단순히 주역을 따내고 빨리 승급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며 “관객의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중 스베틀라나 질바를 특별히 존경해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무용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어요. 감정 표현을 저렇게 해야 먼 곳의 관객에게도 보일 수 있겠구나라고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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