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정욱 새 변협회장 "정치 극단화...철저히 중립 지키겠다"

본문

17385276769659.jpg

김정욱 신임 대한변협회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

김정욱(46·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에 당선했다. 김 변협 회장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열린 제 53대 변협 회장 선거에서 6409표를 얻어 안병희(63·군법무관 7회·5999표) 후보를 410표 차로 제쳤다. 회원 3만여 명, 변호사 직역 유일 법정단체인 변협의 첫 40대 회장이자 지난해 ‘임기 3년’ 연장 이후 당선된 첫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동 변협회관에서 만난 김 당선인은 "변협을 과거와 다른 조직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동시 진행 중인 계획이 20개가 넘는다. 유사직역 문제 해결, 변호사 역할 확대, 리걸테크·AI 운영 라이드라인 협의 등 굵직한 사안도 많다. 문제 해결을 위해 유관 기관들과 상설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24일 취임을 앞둔 김 당선인을 만나 판검사와 더불어 '법조 삼륜'의 한 축으로서의 계획을 들었다.

변협이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법률시장의 포화와 법조 유사직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주식회사 외부감사법(외감법) 개정안, 디스커버리(재판 전 증거공개) 제도 도입 법안 등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하나만 통과돼도 변호사 업계에 숨통이 트일 거라고 생각한다. 외감법은 유관기관 신호도 긍정적이라 생각보다 좀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
법조 유사직역은 통폐합하자는 입장인가
“법무사·행정사 등은 있는 게 말이 안 된다. 로스쿨도 유사직역 통폐합을 전제로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이 로스쿨에 와서 변호사로서 소양을 쌓고 전문성을 살려 활동하라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외려 유사직역에서 변호사 업무 대리권 등을 주장한지 10년이 넘었다.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입게 된다.”
17385276771105.jpg

김정욱 신임 대한변협회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

리걸테크 활용을 둘러싼 갈등도 크다
“변호사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단순 중개형 플랫폼에 대해서는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 배달의민족, 카카오택시 처럼 방치하면 사업자(변호사)와 이용자는 힘들어지고, 기업만 배불린다.”
인공지능(AI) 변호사 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AI는 대국민 서비스로 허용되기 보다는 변호사들의 도구로서 발전시켜야 한다. 비법조인이 AI에만 의존해 법률 대응에 나섰다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의료기기 회사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AI 법률 정보에 국민들이 함부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건가
“접근의 제한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발전 방향을 애초부터 전문가의 도구로서 발전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다. 자체적으로 변호사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법조인 전용 AI개발도 하려고 한다”

김 당선인은 인터뷰 말미 “정치가 극단화되면서 변협도 매도 당하기 쉬운 환경이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무리 중립적으로 목소리를 내도 입맛에 안맞으면 아전인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당선인은 “저부터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 사안마다 법치주의에 부합하는 쪽의 목소리를 내겠다. 변협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의 얘기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변협 회장은 대법관·헌법재판관·검찰총장·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상설특별검사 후보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자리다. 김 당선인은 이에 대해 “무조건 전 회원, 각 지방회로부터 추천받은 다음 검증위원회를 최대한 거쳐서 그 결론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 언급되는 향후 총선 등 출마설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22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