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건강한 가족]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탕 처방·추나요법 병행하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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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폐장호흡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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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은 기도나 폐포의 이상으로 인해 공기 흐름에 제한이 생기고 폐 기능이 저하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기침·가래다.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는 호흡기 염증이 심해져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전문의 칼럼 정희재 경희대한방병원 병원장(폐장호흡내과)

한국은 40세 이상 인구의 약 13.7%,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는 3명 중 1명이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세계 10대 사망 원인 중 3위인 COPD가 2050년에는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낮은 COPD 진단율이다. 기침을 콜록거리고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져도 감기 등 다른 호흡기 질환으로 생각해 몸에 문제가 생겼다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비가역적 폐 손상을 유발하는 COPD는 빠른 진단·치료로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COPD의 치료는 호흡곤란·기침·가래 등 주요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고 질환 진행을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한의학에서는 한약 처방, 침 치료,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로 COPD의 호흡기 증상을 관리한다. 한약 처방은 숙지황·목단피·천문동 등 호흡기 증상에 효과가 있는 약재로 구성된 청상보하탕(淸上補下湯)·형개연교탕(荊芥連翹湯)을 토대로 한다. 개별적 임상적 증상을 반영해 맞춰서 처방한다. 경희대한방병원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청상보하탕을 6개월 이상 복용한 환자에게서 COPD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지표인 CAT(COPD Assessment Test) 점수가 17점에서 6개월 후 12.5점으로 개선됐다. CAT 점수는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높아진다. 또 호흡곤란 증상이 개선돼 숨 쉬는 것도 편안해졌다. COPD가 심해지면 폐활량이 줄어 가만히 있어도 숨을 몰아쉰다.

추나요법은 호흡근을 강화해 운동 능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호흡운동에 관여하는 근육들을 강화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구성된 단순근막이완요법으로 관절을 무리하게 자극하지 않고 치료가 진행되는 장점이 있다. 호흡곤란 증상이 개선되면서 COPD 예후에도 긍정적이다. 추나요법의 유효성·안전성을 확인하는 탐색적 임상 시험에서 추나요법을 병행한 환자군은 양방 치료 단독군보다 1초 동안 내쉴 수 있는 공기량인 1초 노력성 호기량(FEV1)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기존 COPD 치료에 한방통합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관리 및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COPD는 본인이 질환을 알고 그에 맞는 생활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숨이 차고 기침, 가래가 지속한다면 일단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데 증상 개선이 더디다면 한의학 치료를 병행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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