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비욘세, 그래미 한 풀었다…5수 끝에 생애 첫 '올해의 앨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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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여왕' 비욘세가 67회 그래미에서 앨범 '카우보이 카터'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다. AP=연합뉴스

‘팝의 여왕’ 비욘세가 드디어 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다.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이룬 수상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은 ‘최우수 오디오북, 내레이션 및 스토리틸링 녹음’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고, 비틀스는 인공지능(AI)으로 존 레논의 목소리를 되살린 새 싱글 ‘나우 앤드 덴’으로 ‘베스트 록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5수 끝에 ‘올해의 앨범상’ 트로피를 받은 비욘세는 이날 시상식에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지난해 정규 8집 ‘카우보이 카터’를 통해 컨트리 장르에 도전하고, 흑인 여성 최초로 컨트리 앨범을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려놓는 기록을 썼다. 비욘세는 그래미 어워즈 장르 부문에서도 ‘베스트 컨트리 앨범’을 받고 “정말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장르에 받아주신 컨트리 아티스트 모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일리 사이러스가 피처링한 싱글 ‘II 모스트 아이 원티드’로 ‘베스트 컨트리 듀오/그룹 퍼포먼스’ 트로피도 추가해 그래미 3관왕에 올랐다.

1997년 데뷔한 그는 그래미 역대 최다 수상자(지난해 기준 32회), 역대 최다 후보 지명(99회) 기록을 써왔으나 ‘올해의 앨범상’ 부문에선 네 차례나 좌절됐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남편인 제이지가 이를 공개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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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 라마가 67회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했다. '낫 라이크 어스'를 함께 만든 프로듀서 머스타드가 옆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힙합계 시인’ 켄드릭 라마는 래퍼 드레이크를 겨냥한 디스곡 ‘낫 라이크 어스’로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를 비롯해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 송’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을 휩쓸며 5관왕에 올랐다. 그는 “내가 힙합으로 발자취를 남긴 모든 곳을 사랑한다. 랩 뮤직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게 가사를 전달할 수 있는 장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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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가 베스트 컨트리 앨범 수상자인 비욘세를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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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아들 숀 오노 레논이 비틀즈를 대표하여 최우수 록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전설들의 수상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29일 향년 100세로 세상을 떠난 카터 전 미국대통령은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한 녹음본 ‘평원의 마지막 일요일: 100주년 기념’으로 ‘최우수 오디오북, 내레이션 및 스토리틸링 녹음’ 부문을 수상했다. 시상식엔 손자인 제이슨 카터가 참석해 “고인의 목소리를 우리 가족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남기고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인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미 그래미의 같은 부문에서 3차례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이 4번째 수상이다.

인공지능(AI)으로 존 레논의 목소리를 되살려 화제가 됐던 비틀스의 새 싱글 ‘나우 앤드 덴’은 ‘베스트 록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했다. 그래미 상을 수상한 최초의 AI와의 협업곡이자, 비틀스로서는 1965년 이후 60년 만에 그래미 후보로 올라 거둔 기록이다. 트로피 전달 행사에 참석한 존 레논의 아들인 션 오노 레논은 “비틀스는 역대 최고의 밴드다. 우리 아이들에게 비틀스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이들이 행했던 1960년대의 마법이 살아나서, 음악으로 평화와 사랑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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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79세의 전설적인 밴드 롤링스톤스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록 앨범을 수상했다. 사진 롤링스톤스 엑스

1962년 결성돼 현재까지 활동 중인 밴드 롤링스톤스는 2023년 10월 낸 앨범 ‘해크니 다이아몬즈’로 ‘베스트 록 앨범’ 트로피를 받았다. 이 앨범은 18년만의 정규이자, 드러머 찰리 와츠가 세상을 떠난 후 낸 첫 음반으로 주목받았다. 롤링스톤스의 그래미 수상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87년엔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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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 론은 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AP=연합뉴스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선 여성 아티스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베스트 라틴 팝 앨범’을 수상한 ‘라틴 퀸’ 샤키라는 “힘든 여성들과 이 상을 나누겠다. 나를 계속 지지해주는 우리 두 아이와도 기쁨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영향력’ 부문엔 알리샤 키스가 호명돼 “모든 여성 동료들을 응원한다. 또한 목소리의 다양성을 묵살해선 안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음악이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플 론은 성 정체성 혼란을 풀어낸 노래 ‘굿 럭, 베베’로 화려한 무대를 펼친 후 신인상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굿 럭, 베베’를 만든 프로듀서인 다니엘 나이그로는 ‘올해의 프로듀서’를 수상했다.

채플 론은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자신의 신인 시절 힘들었던 경험을 전하며, 음악 산업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 데뷔했으나 긴 시간 빛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해 빌보드 차트 역주행으로 주목받았다. “어렸을 때 레이블과 계약을 했음에도 의료보험 적용도 되지 않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음악 산업이 신인들을 위해서 도와주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 내 레이블이 나의 건강을 우선시했다면 조금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해 테일러 스위프트, 사브리나 카펜터 등 현장의 많은 아티스트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래퍼 도이치는 ‘엘리게이터 바이츠 네버 힐’로 ‘베스트 랩 앨범’을 수상했다. 그는 “이 부문에서 로린 힐, 카디비에 이어 세 번째로 여성 수상자가 됐다. 많은 흑인 여성들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자신에게 한계를 두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지 말아라. 내가 그 증거”라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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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리나 카펜터는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을 수상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싱글 ‘에스프레소’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사브리나 카펜터는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 ‘베스트 리믹스 레코딩’에 이어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부문의 트로피를 받았다.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아리아나 그란데, 채플 론과 경쟁한 그는 “너무 좋아하는 후보들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꿈 같다”고 기뻐했다. ‘에스프레소’를 곡 작업한 에이미 앨렌은 ‘올해의 송라이터’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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