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 원로들 “개헌 위해 여야정협의체 방문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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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 원로들이 여야정 협의체(국정협의회)에 헌법 개정을 촉구하기로 했다.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정당 대표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모임’은 3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3차 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뜻을 모았다. 모임에는 정대철 헌정회장, 김원기·김진표·박병석 전 국회의장, 김부겸·이낙연·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무성·손학규 전 당 대표가 참석했다.
원로들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이른 시일 내에 여야정 협의체에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과제를 상정해 논의할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대철 회장은 통화에서 “이번 주 중에 우 의장을 만날 예정”이라며 “개헌을 압박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정 협의체는 지난달 9일 첫 실무회의를 한 뒤 아직 의제에 합의하지 못하며 공식 출범은 하지 못한 상태다.
원로들이 행동에 나서기로 한 건 ‘말’만으로는 개헌이 힘들 것이라고 봐서다. 정운찬 전 총리는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우리가 나토(NATO) 같다. No Action, Talk Only(행동 없이 말만)라는 측면에서 그렇다”고 지적도 했다고 한다. 국민서명운동, 전국 강연회 등의 아이디어도 나왔다.
원로모임은 개헌 국민투표를 차기 대선 때 동시 실시해야 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고 헌정회 관계자는 전했다. 개헌의 방향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내각제로 잡았다.
다만 부정적 의견도 나왔다. 손학규 전 대표는 “현실적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 전 개헌은 불가능하다. 아주 냉정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서둘러 분권형 대통령제로 ‘원 포인트’ 개헌을 하는 것보다는 대선 이후 시간을 갖고 내각책임제 개헌을 준비하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선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는데 개헌이 되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왔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관련 질문을 받고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정대철 회장이 지난달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불러 “이 대표에게 개헌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특별한 답이 없다고 정 회장은 설명했다. 김진표 전 의장, 정운찬 전 총리는 “지금은 개헌보다 정치·경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더 급한 일 아니겠냐”는 취지의 얘기도 했다.
현 정국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김무성 전 대표는 “국가 체면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석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전 총리도 김 전 대표의 발언에 공감하며 “원로면 현 상황에서 법 집행을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라고 권고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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