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인형 "尹에 계엄 반대 직언 여러 번…군인으로서 명령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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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해 "대통령과 장관에게 계엄 반대 직언을 여러 번 드렸다"며 계엄 모의 혐의를 부인했다.
여 전 사령관은 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내 기본적 소신에 기초해 반대 직언을 드린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여 전 사령관은 이날 군복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그간 국회 청문회 출석 요구 등을 거부해온 그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여 전 사령관은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어 "저는 계엄을 모의하거나 준비할 어떤 이유도, 동기도 없다"며 "계엄 이후 계획 자체를 몰랐기에 기대되는 이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대 소신에도 불구하고 군 통수권자의 공개적·명시적 비상계엄 선포 명령을 군인으로서 이행했다"며 "TV로 생중계되는 그 짧은 순간에 비상계엄이 위법한지, 평생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내란 행위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 전 사령관은 결과적으로 정치인 체포나 선관위 서버 반출 등이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방첩사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 국회·선관위로 출동했다가 그냥 복귀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당시 사령관으로 제 불찰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제 법적인 책임은 공정하게 물어주시되, 명령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한 참모와 방첩사 요원들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군검찰은 "피고인은 주요 군 사령관으로서 계엄 선포 전부터 대통령과 김용현(전 국방장관)으로부터 계엄선포와 명령의 내용을 알고 있었고 위법성 판단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서 "마치 계엄 선포 이후에야 계엄을 알아 위법성을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선관위와 국회에 부하들이 도착하지 못한 것을 마치 자신의 지시인 것처럼 말하지만 부하들의 자체적 판단일 뿐"이라며 "피고인은 국회에서 체포를 지시했고 선관위 서버 탈취·복제 등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여 전 사령관에게 공소장 내 피의사실을 직접 묻기도 했다.
군 판사는 "(공소장에는)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10여명을 체포할 것이니 위치를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하는데 요청한 사실이 없나"라고 물었다. 여 전 사령관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정리해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군 검찰은 여 전 사령관 재판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 현재 군사법원에서 진행되는 다른 내란 혐의 재판과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여 전 사령관 측은 재판과 연관성이 없다며 반대했다. 재판부는 추가 논의를 거쳐 사건 병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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