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조 넘는 무기 주고, 희토류 요구…트럼프식 '전쟁지원' 본격화
-
2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대규모 무기 지원을 선물로 안길 전망이다. 반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선 재정 지원을 대가로 '첨단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실리를 따지는 '트럼프식 전쟁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10억 달러(약 1조4640억원) 상당 무기의 이스라엘 이전에 대해 미 의회 지도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미국이 이전할 무기는 1000파운드급 폭탄 4700개, 장갑, 불도저 등이다.
미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무기 지원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판매하고 해당 대금을 이스라엘에 할당된 미 군사 지원금에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트럼프는 취임 직후 이스라엘에 2000파운드급 고위력 폭탄 지원 재개를 지시했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민간인 살상 우려를 이유로 지원을 중단한 것이었다. 때문에 이런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대이스라엘 무기 지원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란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는 가자지구 전쟁의 영구 휴전을 압박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전폭 지원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우선 가자전쟁 2단계 휴전을 협상 중인 네타냐후를 달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는 4일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영구 휴전 등이 의제인 '휴전 2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 추진을 찬성하는 트럼프가 네타냐후를 설득하기 위해 무기 지원을 그 대가로 안겨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친이스라엘 행보를 더욱 공고히 해 적대국인 이란 견제를 꾀한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이번 임기에 아브라함 협정 완성 등 중동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상태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체결됐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외교 정상화 협정이다. 2020년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 등과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수교하지 못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4일 네타냐후와 백악관에서 집권 2기 들어 첫 정상회담을 갖는 데 이어 11일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날 예정이다. 첫 해외 방문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한 상황이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선 "우크라이나에 미국은 약 3000억 달러(약 439조원 2000억원)를 지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희토류를 갖고 있으며 난 담보로 희토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도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를 지원하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의 가치가 최대 7조 달러(약 1경 254조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아닌 미국과 해당 자원 추출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원하는 게 미국에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희토류 등 자국의 자원이 서방과의 동맹 강화에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