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부하고 싶은 '싸움천재'가 1위…지금 OTT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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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그룹'은 신형욱·유승연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다. 사진 티빙

유성공고 1학년생 윤가민(황민현)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머리가 나쁘다. 꼴찌들이 모인 유성공고에서조차 전교 꼴등 수준인 성적으로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반면 싸움 실력은 전교 1등. 공부를 잘하기 위해 매일 새벽 체력 훈련을 한 덕분에 발차기, 쌍절곤 등 다양한 싸움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윤가민은 자신의 학업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싸움으로 제압해 나간다.

20일까지 매주 목요일 새 에피소드를 공개 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10부작)의 주인공 이야기다. 동명의 원작 웹툰에 담긴 ‘강한 힘을 숨겨온 주인공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싸운다’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영상에 그대로 옮겼다. 황민현은 tvN ‘환혼’의 귀공자 이미지를 벗고, 학원물로 첫 액션에 도전해 호평을 이끌었다. 벽이 뚫리고, 불꽃이 튀는 만화적 액션을 큰 키와 긴 팔다리로 시원시원하게 소화한다.

드라마는 웹툰에 충실한 연출로 원작팬 사이 호평을 이끌며, ‘오늘의 티빙 톱20’ 1위(4일 기준)에 올랐다. 티빙에 따르면 19세 이상 관람가임에도 불구하고,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에서 1위를 기록하고 신규 이용자들의 유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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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반 투표를 통해 합법적 왕따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웠다. 사진 티빙

10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학원물 장르임에도 미성년자 관람 불가 등급으로 연출한 이유에 대해 연출자 이장훈 감독은 “학원물을 통해 청소년, 학교의 문제를 고발하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시도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액션을 순화해서 현실성을 살리는 것보다 오락적 기능에 충실한 판타지에 집중했다”고 지난달 인터뷰에서 밝혔다.

티빙이 지난해 2월 공개한 10부작 스릴러 ‘피라미드 게임’ 역시 19세 이상 관람가의 학원물이다. 백인여고 2학년 5반 학생들 안에서 투표를 통해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로 나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생님을 비롯한 어른들은 권력을 가진 여고생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건 10대 본인들이다. 티빙에서 올해 공개 예정인 또 다른 학원물 ‘러닝메이트’는 모범생이 차기 학생회장 선거의 러닝메이트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기생충’의 공동 각본을 맡았던 한진원 작가의 연출 데뷔작이자, 10대들의 정치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OTT에 등장한 학원물의 흐름은 KBS2 ‘학교’ 시리즈(1998~2021)·‘공부의 신’(2010), MBC ‘사춘기’(1993~1996)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제작됐던 전통적인 청소년 드라마와는 다르다. 싸움을 특출나게 잘한다거나, 집안과 똑똑한 두뇌 등 모든 걸 다 가졌다는 10대 주인공 설정부터 비현실적이다. 여기에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개입이 거의 없고, 주인공들 또한 어른들에 의지하지 않는다.

성인의 역할이 축소되어 있다 보니, 또래 간의 폭력이나 폭언 수위도 상당한 편이다. 교훈보다는 공감, 개연성보다는 재미가 앞서있다. TV보다 연출의 제약이 덜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만나 판타지, 오락성 등이 부각되는 것이다. 김정은 티빙 CR팀 홍보 담당자는 “티빙 주요 이용층인 2030에 맞춰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학원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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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러닝메이트'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On Screen)' 섹션에 공식 초청돼 GV(관객과의 대화) 등의 행사를 가졌다. 사진 티빙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의 학원물은 웹드라마, 웹소설, 웹툰의 성장과 함께 발전하며 영향을 받아왔다. 비현실적이지만 재미있고, 젊은 세대의 공감 요소를 자극할 수 있는 설정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OTT 등장 이후 학원물은 하나의 장르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이야기라도 장르적 재미로 인식된다면, 시청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빙 외에도 OTT의 학원물 제작은 활발하다. 혜리는 10일 방영하는 U+ tv ‘선의의 경쟁’에서 상위 1%가 모인 채화여고에서도 0.1%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천재 여고생 유제이 역할을 맡았다. EBS 5부작 통일기획 청소년 드라마 ‘슴슴한 그대’(2014)를 연출했던 김태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학생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학원물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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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은 살벌한 입시 경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상위 1% 채화여고의 상위 0.1% 여고생 유제이(이혜리)와 그의 타깃이 된 전학생 우슬기(정수빈)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사진 STUDIO X+U

웨이브에서 방영했던 ‘약한영웅’은 넷플릭스로 넘어가 시즌2를 제작한다.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던 연시은(박지훈)이 소중한 친구들을 만난 후 폭력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다. 시즌1은 육체는 약해도 정신은 강한 연시은의 성장서사로 인기를 끌었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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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약한영웅’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약한영웅 Class 2’(가제)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린다. 시즌1 웨이브에서 넷플릭스로 플랫폼 이동했다. 사진 넷플릭스

군 복무 후 돌아온 서강준은 21일 MBC와 웨이브에서 첫 방송하는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 교복을 입은 국정원 에이스 요원 정해성 역을 연기한다. ‘학교 어딘가에 고종황제의 사라진 금괴가 있다’는 첩보를 받은 정해성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대놓고 학원물은 아니지만, 수사 드라마 안에 성장 드라마 서사를 넣었다. 서강준은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학생들과 얽히고설키는 코믹함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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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고종 황제의 사라진 금괴의 행방을 쫓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한 국정원 요원의 좌충우돌 활약기를 담은 드라마다. 서강준은 극 중 외모부터 실력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국정원 소속 에이스 현장 요원 정해성 역을 맡았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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