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위가 대수냐, 탄핵 무효"…한파 경보에도 尹지지자 헌재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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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지지자들의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전율 기자

4일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5차 변론에 출석한 서울 종로구 북촌로(재동) 헌법재판소 앞에는 강추위에도 지지자들이 두꺼운 외투 등 방한 용품으로 얼굴과 온몸을 꽁꽁 싸맨 채 결집했다.

이날 서울에는 올해 첫 한파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최저기온 영하 12도·최고기온 영하 6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19도까지 뚝 떨어진 날씨 속에 지지자들은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장갑·모자 등으로 얼굴과 온몸을 감싸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은박보온 담요를 몸에 둘러쓰거나 우비를 입은 참가자들도 ‘대통령을 석방하라’, ‘부정선거 OUT’, ‘이재명 구속’ 등의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지지자들의 손에 들린 태극기와 성조기는 칼바람에 쉴 새 없이 펄럭였다. 이날 집회엔 오후 2시 기준 3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는데, 앞서 지난달 21일과 23일에 열린 3·4차 변론기일엔 지지자들이 각각 4000명·2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17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출발해 오후 12시 41분쯤에 헌법재판에 도착해 곧장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의 도착 소식이 전해지자, 연단에선 20대 남성은 빨갛게 꽁꽁 언 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님 아무리 추워도 지지 않는 우리 국민들이 있습니다.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나머지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대통령 석방”을 외치며 지지했다. 경북 영덕군에서 온 김호진(65·남)씨는 “나라가 망가지고 있는데 추위가 대수냐”며 “어제 서울역에 도착해 근처 찜질방에서 잤다.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이 안 나오려고 하니 내가 그만큼 몫을 다 채우려고 혼자 왔다”고 말했다.

집회에 모인 지지자들은 꽁꽁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따뜻한 음식을 서로 나누기도 했다. ‘강서구 애국시민’이라는 익명의 지지자가 헌재 앞 집회 현장으로 보낸 푸드트럭에서 나눠주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어묵 국물을 호호 불며 마시기도 했다. 연단에 선 한 남성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언급하며 “코가 시려워 마스크를 코에 걸쳤다. 우리 추워 죽겠다. 빨리 하고 나와”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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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인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출입자 신원 확인 등 철통 경비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

헌재 앞엔 이른 아침부터 경찰버스 차벽을 비롯한 경비 장비와 기동대 인원이 동원됐다. 이날 경비를 위해 헌재 일대에 기동대 49개 부대 2800여명과 차량 140여대가 투입됐다.

헌재 정문엔 경찰 버스 차벽과 저지선이 설치돼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됐고, 바로 앞 4차선 도로에도 양방향 1개 차로에 기동대 버스로 차벽이 세워졌다. 헌재 인근 보행자 통로에서도 신원과 목적지를 확인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경찰은 돌발상황 통제를 위해 집회가 열린 안국역 5번 출구 앞 6차선 도로를 차벽 트럭으로 모두 막아 시위대가 헌재 방향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차단했다.

앞서 변론 때 지지자들이 몰려 혼란을 빚었던 안국역 2·3번 출구 앞엔 투명 벽 형태의 경찰 저지선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안국역 역사 내에선 “헌법재판소 변론 관련 집회로 안국역 인근이 매우 혼잡하다. 고객 안전을 위해 안국역 2·3번 출구가 통제되고 있으니 맞은편 4·5번 출구를 이용해달라”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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