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립한글박물관 화재 합동감식…3층 공사 현장 발화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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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합동 감식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국립한글박물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 합동 감식이 4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경찰과 소방,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최초 화재 발생 위치, 연소 확산 경로, 공사 현장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 소방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장비를 활용해 자세히 분석할 증거물 등이 없는 것으로 보여 감식을 마치면 원인은 빠르게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증축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약 7시간 만에 꺼졌다. 3층에서 시작된 불이 4층까지 번지면서 두 개 층이 전소했다. 소방당국은 철근 절단 작업 중 벽 단열재‧마감재 등 가연성 물질에 불꽃이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한 명이 늑골 골절의 부상을 입었고, 작업자와 직원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박물관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작업 중 오작동 가능성, 소방 시설 보수 등의 이유로 스프링클러 작동을 중지해둔 상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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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옥상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뉴스1.

국립한글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주요 피해 장소는 3층 한글놀이터(약576㎡)와 복도다. 박물관은 화재 원인 조사를 마친 뒤 외부 전문기관의 구조안전진단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행 중이던 증축 공사 범위 및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10월로 예정돼 있던 재개관 일정은 순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국립한글박물관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액을 12억9600만원으로 추산했다. 소방용수 등으로 인한 간접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고, 화재로 인한 직접 피해만 집계에 포함됐다. 박물관 내 시설 및 집기류 손실이 주를 이뤘고 문화유산 소실은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 피해액 추산 시에는 물건이 30% 탔을 경우, 30%에 대해서만 재산 피해를 집계한다”면서 “하지만 그런 경우 실제 그 물건은 아예 못 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피해액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화재 당일 국가지정문화유산 257점을 500m 떨어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동‧격납 조치했다. 현재 수장고에서 보관‧관리 중인 소장 자료 8만여 점도 소산 계획을 수립하고 국립중앙박물관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한글 및 한글문화 보존을 위해 2014년 문을 연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 관련 문헌 자료 등 약 8만9000여점을 소장 하고 있다. 조선 세조 때 편찬한 불교 대장경인 월인석보, 정조의 한글 편지 등의 주요 유물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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