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흘간 200회 지진에 수천명 대탈출…공포 덮친 '유명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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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관광지인 그리스 산토리니섬에서 연이은 지진으로 주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자 정부가 침착한 대응을 촉구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3일(현지시간) "최근 며칠간 매우 강력한 지질학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섬 주민들에게 침착할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산토리니섬을 포함해 인근의 아나피섬, 아모르고스섬 등에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200회 이상의 지진이 감지됐고, 최대 규모는 4.9이었다. 다만 이번 지진은 화산 활동과는 관련이 없는 지각 변동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산토리니 인구 약 1만5000명 중 상당수는 건물 붕괴를 우려해 야외에서 밤을 지새우는가 하면, 섬을 떠나는 주민도 속출하고 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 2일 1000명 이상이 배편으로 산토리니섬을 떠났고, 이날도 추가로 약 1000명이 페리에 탑승했다. 그리스 최대 페리업체인 아티카그룹은 이날 오후 추가 선박을 배치했으며, 필요할 경우 더 많은 배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최대 항공사인 에게안 항공은 "항공편이 몇 초 만에 매진됐다"면서 시민보호부의 요청에 따라 이날 4편, 오는 4일 2편을 추가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스카이 익스프레스도 이날부터 이틀간 각각 2편의 항공편을 늘렸다.
산토리니를 이틀간 방문한 한 멕시코 관광객은 "땅이 안정되지 않아 매우 두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밤새 울었다"며 "땅이 계속 흔들리고 있는데 어떻게 침착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지진 발생으로 불안감이 확산하자 그리스 당국은 추가 안전 조치에 나섰다. 우선 산토리니를 포함한 아나피섬, 아모르고스섬, 이오스섬 등 4개 섬에 휴교령을 발령했다. 또 주민들에게 밀폐된 공간에서 모임을 자제하고 수영장의 물을 비우며 항구에 접근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영국과 프랑스 정부도 여행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다만 그리스 당국은 과잉 반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지진방재기구(OASP) 회장 에프티미오스 레카스는 현지 공영방송 ERT와 인터뷰에서 "규모 5.5 정도의 지진 가능성이 희미하게 존재하지만, 규모 6 이상의 강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토리니는 여러 단층에 걸쳐 있어서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파란색 지붕의 흰색 집들로 유명한 산토리니에는 지난해 34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겨울은 관광 비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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